수입차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15만6497대가 팔려 처음으로 15만대를 넘어섰다. 2012년(13만858대) 대비 20%, 2년 전인 2011년(10만5037대)보다 50%가량 급증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가 점유한 비율(승용차 기준)은 2012년 10.0%에서 작년 12.1%로 뛰었다. 국내 5개 완성차 업체의 승용차 판매량이 같은 기간 117만6000대에서 113만5000대로 4만대가량 줄어든 것과 확연한 온도차를 보인다.

 

 수입차 시장의 성장은 자동차 시장에 다양성을 높였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3사를 비롯해 폭스바겐, 도요타, 혼다, 닛산, 푸조, 포르쉐, 크라이슬러 등 10여개 업체들이 매년 50~60종의 신차를 내놓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보다 넓은 선택기회를 주면서 현대·기아자동차 등을 자극해 국산차들의 상품성 및 서비스 강화와 같은 긍정적 변화를 끌어냈다.

 

 하지만 거세지는 수입차 공세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장 과시용으로 무리하게 수입차를 샀다가 어려움을 겪는 ‘카푸어(car poor)’도 적지 않다. 이들은 주로 원금유예할부를 통해 차를 구입했다가 낭패를 보고 있다. 차값의 10~30%만 선수금으로 낸 뒤 이자와 원금의 극히 일부만 36개월간 불입하고 나머지 60%는 3년 후 한꺼번에 갚는 방식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저렴하게는 1000만원대의 선납금과 월 20만~30만원 이내의 할부금을 제시하며 ‘누구나 수입차를 소유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갖게 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앞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자동차 유예할부 예상 금액은 올해 2566억원, 내년에는 2331억원에 달한다.


 수입차의 상대적으로 비싼 수리비와 이로 인한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수입차와 접촉사고를 낸 국산차 운전자의 보험료 부담이 당사자는 물론 전체 운전자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수입자동차협회는 올해도 수입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추세라면 20만대 시대도 머지않았다. 기업과 소비자 모두가 이제 수입차 시장 확대의 명암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최진석 산업부 기자 iskra@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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