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는 올해 예정된 해외공장 2곳의 신·증설 가동 외에는 추가로 생산능력을 늘리지 않을 방침이다. 불확실한 글로벌 경기 전망 속에서 무작정 자동차 공급 능력을 확충하기보다 장기적 안목에서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자는 경영 방침에 따른 걸로 분석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생산·판매 목표를 작년 실적보다 3.9% 늘어난 786만대로 잡았다. 이 중 해외판매 목표치는 660만8천대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해외판매량인 644만9천대와 비교하면 올해 목표치는 작년보다 15만9천대 늘려잡는 데 그친 것이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올해 예정한 생산능력 증가분에 못미친다. 연산 30만대 규모의 기아차 중국3공장이 올해 상반기 중에 본격 가동하고 현대차 중국 3공장은 올해 초부터 기존 90만대에서 15만대 늘어난 연산 105만대의 생산력을 갖추게 된다.

 

 신·증설 가동 첫 해라는 점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따져도 올해 중국에서만 연간 20만대 이상의 생산력 증가를 점쳐볼 수 있다. 이는 올해 해외판매 목표 증가분인 15만9천대를 넘어서는 규모다. 더구나 해외판매 목표 증가분이 국내공장 수출 물량이 아닌 해외공장에서만 발생한다는 가정하에 이뤄진 비교여서 실제로는 해외생산량 확충 목표를 더 낮게 잡고 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부지 선정 작업이 진행 중인 현대차 중국 4공장의 경우 2016년에나 가동될 수 있는 만큼 올해 생산능력 확충과는 거리가 먼 사안이다.

 

 그동안 업계 안팎에선 현대·기아차가 올해 해외생산 신·증설 가동 규모를 예정된 2곳 이외에도 더 늘릴 거라는 관측이 제기된 게 사실이다. 지난해 몇몇 해외공장은 100%를 초과해 가동되는 등 해외 시장에서 공급부족 문제가 있었던 점 등에 주목한 분석이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올해 실제 해외판매 목표치에는 '과욕'이 묻어나지 않는다. 여기에는 단기적 수요에 대응하려고 생산량을 공격적으로 늘리기보다는 품질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게 우선이라는 경영기조가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처럼 올해도 외적 성장보다 '내공 쌓기'에 주력한 뒤 품질 경쟁력 등이 목표치에 도달하면 도요타와 폴크스바겐 등 글로벌 생산 800만대 이상의 초일류 기업들의 반열에 오르기 위한 '공격경영'에 나선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작년처럼 올해도 내실경영에 초점을 맞춘 게 사실"이라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중장기 비전 수립에 앞서 기본기를 더욱 강화하는 쪽에 경영의 방점이 찍혀 있다"고 말했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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