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의 대표적인 세단으로는 300C를 꼽을 수 있는데, 전형적인 미국차 스타일로 차체가 웅장한 것이 특징이다.

 

 300C는 지난 1955년 선보인 C-300이 시초인데, 300마력 엔진을 탑재한 헤미엔진(HEMI®) V8에서 유래됐다. 당시 C-300은 웅장한 그릴과 와이어 휠 등의 스타일링 외에 탁월한 주행성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C-300은 NASCAR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1950~1960년대 미국 머슬카의 상징적인 모델로 등극하기도 했다. 300이 탄생한지 50년이 되는 2005년부터 300C라는 모델명으로 새롭게 디자인된 이후 2011년부터 올 뉴 300C로 재등장한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유럽이나 일본과는 달리 차체가 큰 차량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300C는 이런 요소에 핸들링 등 주행감각도 돋보인다.

 


 후륜구동 방식을 적용한데다,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을 채용해 눈길이나 빗길에도 안전성을 더한다. 요즘같이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철에는 주행 안정감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웅장한 차체에 품격 더한 스타일링 눈길

 

 300C의 첫 인상은 웅장한 맛이다. 롤스로이스 분위기도 묻어난다. 전장 5045mm, 전폭 1905mm, 전고 1410mm로 차체가 큰 세단이어서 부담감도 없잖다. 전장만 놓고 보면, 현대차 에쿠스(5160mm)나 쌍용차 체어맨(5135mm)보다는 약간 짧다.

 


 300C의 전체적인 스타일은 대형차로서 당당함이 더해졌는데, 그러면서도 볼수록 섬세함과 감성적인 이미지도 엿보인다. 전형적인 미국스럼과 이탈리아의 감성이 함께 녹아있다는 생각이다.

 

 후드 상단의 밋밋함은 캐릭터 라인으로 보강했고, 대형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남성적인 이미지다. 그릴에는 크롬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각형태에 굴곡을 더한 헤드램프는 심플해 보이면서도 감성적인 이미지도 묻어난다.

 

 측면에서는 일부러 기교를 부린 디자인 감각은 아니다. 선이 굵은 느낌이다. 덩치가 큰 차체만큼 휠하우스도 시원시원하다. 19인치 알루미늄 휠을 적용한 타이어는 앞과 뒤에 235mm의 대형이다. 윈도우 주변부에도 크롬을 적용했다.

 

 뒷면에서는 크렁크 리드에 아기자기해 보이는 스톱램프와 프로그레시브 윙 엠블럼이 자리잡고 있다. 리어램프는 세로 형태로 적용해 인상적이며, 테두리에는 크롬 재질의 가는 선으로 포인트를 줬다. 듀얼 머플러는 300C의 강력한 엔진파워를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내는 군더더기 없는 스타일인데, 인스투르먼트 패널은 깔끔하고 정돈된 감각이다. 휠베이스는 3050mm여서 실내 공간은 넓다. 계기판은 푸르스름한 조명으로 감각적이며, 스티어링 휠도 초대형 사이즈다. 여성 운전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대시보드 상단에는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아날로그 시계와 대형 내비게이션을 탑재해 시원시원한 맛을 더한다. 센터 패널의 변속레버는 자그마한 크기로 300C의 큰 덩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컵홀더에는 열선을 적용해 계절에 따라 뜨겁거나 차갑게 음료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인상적이다.

 

 시트는 최고급 나파 가죽 재질이며, 우드 그레인과 크롬 가니쉬를 곳곳에 적용한 것도 눈에 띈다. 주정차시에는 후방카메라를 통해 주변을 살펴볼 수 있다. 안전성을 높인다. 차체가 커서 트렁크는 상대적으로 작아보이지만, 그래도 500리터 용량은 충분히 적재할 수 있다.

 

 


▲덩치 큰 차체, 사륜구동 시스템 적용으로 안정적인 주행감각

 

 300C는 배기량 3604cc로 V6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286마력을 발휘하며, 최대토크는 36.0kg.m를 나타낸다. 후륜구동 방식을 기본으로 적용하면서도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이 탑재됐다.

 

 스티어링 휠 사이즈는 대형인데, 남성운전자도 다소 버거운 감각이다. 액셀레이터 반응은 차체가 커서 한 박자 느린 편이지만, 그렇다고 가속력이 뒤지는 건 아니다. 덩치가 크면서도 순간가속력은 적절한 수준으로 세팅됐다는 판단이다.

 

 실내 공간도 매우 넓어서 탑승자는 안락하면서도 편안한 승차감을 맛볼 수 있다. 주행중에는 로드 노이즈나 풍절음 등이 절제돼 있어 정숙하다. 시속 60~70km에서의 핸들링에서는 한쪽으로 약간 쏠리는 감각이 없잖으나 비교적 안정적이다.

 


 대형 타이어가 적용된데다, 후륜구동 베이스에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이 채용된 때문이다. 눈길에서도 미끄러짐이 최소화되는 느낌이다. 앞과 뒤에는 더블 위시본과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탑재됐다.

 

 고속주행에서는 접지력이 뛰어나다. 시속 180km 전후에서는 묵직한 스티어링 휠 감각으로 안정적인 주행감을 더한다. 엔진파워는 부족함이 없다. 300C에는 자동 8단 변속기가 탑재됐는데, 변속충격 없이 부드러운 승차감을 돕는다.

 

 주행 감각은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의 세단에서 보여주는 다이내믹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안정적이면서도 여유있는 감각이다.

 


 제동은 부드럽게 세팅됐다. 고급차일수록 날카로움보다는 소프트한 감각인데, 300C 역시 이런 트렌드에 맞게 설계됐다.

 

 300C의 연비는 리터당 8.9km를 주행한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리터당 7.0km 수준을 나타낸다. 경제운전보다는 스포츠모드를 주로 사용했다는 점과 덩치가 크고 배기량이 3.6리터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비효율성이 그리 낮은 것만은 아니다.

 

▲크라이슬러 300C의 시장 경쟁력은...

 

 300C는 전형적인 미국 스타일이다. 차체가 크고 달리기 성능이 강조된 그런 타입이다. 최근 자동차 트렌드는 콤팩트하면서도 다이내믹한 주행성이 강조되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300C는 다소 보수적이면서도 나이가 지긋한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어울릴 수 있는 대형세단이다. 겉모습이 웅장하면서도 화려하고, 다이내믹함보다는 좀 더 여유로운 주행 감각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안성맞춤’이라는 판단이다.

 

 300C는 작년 한햇동안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870여대가 판매돼 크라이슬러의 주력 모델로서 입지를 다졌다.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독일 3사의 세단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차인 300C 역시 틈새 시장을 노린다.

크라이슬러 300C의 국내 판매 가격은 3.6 가솔린이 모델에 따라 5600만~6340만원, 3.0 디젤 6140만원, 3.6 가솔린 AWD가 6640만원이다.

 

 

하영선 기자 ysha@dailycar.co.kr
출처-데일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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