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자동차회사 피아트가 아직 인수하지 못한 크라이슬러의 잔여 지분 41.5%를 36억5천만 달러(약 3조8천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피아트는 최근 크라이슬러의 2대 주주인 전미자동차노조(UAW) 산하 퇴직자건강보험기금(VEBA)과 이 가격에 잔여 지분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피아트는 2009년 금융위기 당시 파산한 크라이슬러를 인수하기로 합의한 뒤 이 회사의 지분율을 58.5%까지 끌어올렸으나 잔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VEBA 측과 주식가격 산정에서 이견을 보여왔다.

 

 피아트와 크라이슬러의 최고경영자(CEO)를 겸하고 있는 세르지오 마르치오네는 최근 수개월간 잔여 지분 매입 조건을 놓고 VEBA 측과 흥정을 벌여왔으며 인수가 36억5천만 달러 외에 향후 4년간 현금으로 7억 달러를 VEBA에 지급하기로 했다. 피아트는 이런 내용의 잔여 지분 인수 계약을 오는 20일까지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피아트는 잔여 지분 주식가격 산정 합의에 실패할 경우 하도록 돼 있던 크라이슬러의 기업공개(IPO)를 피할 수 있을 전망이다. 마르치오네 CEO는 크라이슬러의 IPO가 두 회사 간 기술적 통합을 통해 수익성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자신의 목표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IPO를 하지 않기를 희망해왔다.

 

 이번 거래는 피아트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유럽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최근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자동차시장을 개척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크라이슬러의 대표적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지프와 픽업 트럭 램은 최근 미국 자동차시장이 회복되면서 가장 큰 수혜를 입고 있는 차종들이다.

 

 마르치오네 CEO는 이번 거래를 가리켜 "두 회사 역사상 결정적 순간"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정열 기자 pasion@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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