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에 불법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아 운전자가 사망했다면 불법 주차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은 자치단체에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A씨는 지난 4월 1일 오후 9시 30분께 대구시 북구의 한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80%인 상태로 자신의 차를 몰고 가다가 불법 주차된 화물차의 뒷부분을 들이받고 숨졌다. 이후 A씨가 가입했던 자동차종합보험회사는 A씨의 유족들에게 8천여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하고 나서 대구 북구청이 불법 주차된 화물차를 방치한 과실이 있어 사고가 발생한 만큼 지급된 보험금의 30%를 지급하라며 구상금 청구 소송을 냈다. 이에 북구청은 사고가 난 도로에 대한 불법 주·정차 단속을 지속적으로 해왔고, 구청의 인·물적 한계에 비춰 불법 주차된 모든 차량을 빠짐없이 발견해 단속하거나 견인하는 것은 사실상 곤란하다며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법원은 화물차가 불법으로 주차하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북구청이 도로관리자로 사회통념상 요구되는 방호조치 의무를 게을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구지법 제19민사단독 김광남 판사는 최근 선고공판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김 판사는 "A씨가 술에 취해 전방 주시를 게을리한 잘못과 불법주차된 차량의 과실이 합쳐져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북구청이 주차관리 소홀 등 사고가 난 도로의 관리·보존에 잘못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한 보험사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강일 기자 leeki@yna.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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