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소비자원의 허술한(?) 발표에 회사만 멍들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발단은 소비자원의 '국산차 피해구제 신청 분석'이다. 소비자원은 지난 3년간 기관에 접수된 피해불만 접수 건수를 취합, 쌍용차가 1만대 당 18.4건으로 가장 많았다고 발표했다. 3년간 판매량은 12만6,563대로 적었지만 피해 접수는 233건에 달했다는 점을 근거 삼았다. 차종별로는 체어맨이 36건, 렉스턴이 45건, 코란도가 72건이다. 세 차종의 불만 접수가 153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런데 쌍용차의 불만을 야기한 것은 대형승용차 부문에서 현대차 에쿠스와 기아차 오피러스, K9 등이 빠졌다는 점이다. 불만 접수 사례가 많지 않아 배제된 것일 수도 있지만 체어맨을 'H'와 'W'로 철저히 구분하는 쌍용차 입장에선 유독 체어맨만 부각되는 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소비자원은 배기량 2,400㏄ 이상을 대형으로 분류했지만 시장에선 체어맨 W의 경쟁으로 에쿠스를 지목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피해 접수 차종이다. 단순히 차종별로 집계할 경우 연식 반영이 되지 않아 하나의 브랜드를 오래 고수한 회사일수록 불리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2001년 등장한 렉스턴과 현재 판매중인 렉스턴은 동일 차명이지만 제품 자체가 다르다. 동일 차명으로 모두 72건이 접수된 쌍용차 코란도 또한 과거 코란도는 물론 지금 판매되는 코란도 C도 포함이 된다는 얘기다. 이 경우 뒤늦게 새로운 차명을 도입한 차종이 절대적으로 유리해지기 마련이다.

 

 쌍용차가 억울함을 호소하는 세번째 이유는 품질불만 감소 추세다. 소비자원 발표에는 3년 간 접수가 모두 들어갔지만 대부분의 불만이 제기된 시기는 2011년이다. 지난 2009년 장기파업 등으로 한 동안 서비스 부품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 불만이 적지 않았다는 얘기다. 실제 소비자원의 결과를 분석한 결과 올해 1-8월 접수된 소비자 불만은 쌍용차가 1만대 당 9.2건, 한국지엠이 9.7건, 르노삼성 19.7건, 현대차 3.1건, 기아차 3.7건이다. 지난해부터 서비스 부품이 제대로 공급되면서 불만이 현격히 줄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쌍용차가 소비자원 발표에 발끈한 배경인 셈이다.

 

 물론 소비자원의 발표 자체를 잘못으로 보기는 어렵다. 소비자들이 실제 접수한 사안을 집계했을 뿐 별 다른 의도는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소비자원은 3년이라는 기간을 설정했고, 쌍용차는 회사의 특수성을 배제한 3년은 문제가 있다는 반박을 내놨을 뿐이다.

 

 일반적으로 이 같은 해석 차이는 통계에서 비일비재한 일이기도 하다. 어느 곳에 돋보기를 놓느냐에 따라 해석은 천차만별로 갈라질 수 있어서다. 일례로 지난 2002년 국내 한 기관이 이혼율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도출된 이혼율은 47.4%였다. 숫자를 있는 그대로 해석하면 부부 두 쌍 중 한 쌍이 이혼을 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결과는 2002년에 이혼한 부부의 수를 같은 해 결혼한 부부의 수로 단순히 나누었을 때 나온 값이다. 만약 2002년에 결혼한 부부가 1만 명이고 이혼한 부부가 5,000명이라면 이혼율은 50%다. 그러나 2002년에 이혼한 부부는 그 이전에 결혼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논란이 일었다. 같은 방식이라면  결혼하는 사람이 적은 해는 이혼율이 100% 이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소비자원의 발표에 쌍용차가 발끈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른바 어려운 시기를 견뎌낸 쌍용차의 특수성이 배제됐다는 얘기다. 해당 시기를 제외하면 불만 접수가 그리 많지 않았다는 게 쌍용차의 항변이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쌍용차로선 소비자원이 발표가 충분히 억울할 만 했다는 얘기다. 

 

 소비자원은 자료를 내면서 국산차 구매 때 제조업체별 하자 접수 현황이나 차종별 불만 건수, 교체가 빈번한 부품 수리비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 정보 제공 측면에서 그렇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렇게 본다면 앞으로 자료 해석의 차이를 감안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그렇지 않을 경우 오해만 불러 일으킬 수 있어서다. 쌍용차의 항변은 이런 오해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한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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