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엔저 효과를 입은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과 한국에서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내 자동차 판매량은 큰 폭으로 늘고 있지만 한국 시장에선 여전히 소비자 반응이 냉담하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 빅3 메이커는 올해 1~10월까지 미국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갔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량 리콜, 동일본 대지진 등 잇딴 악재를 만났어도 꼼꼼한 품질관리 노력을 발판 삼아 소비자 신뢰를 되찾았다. 최근 미국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리포트가 발표한 '2013 자동차 신뢰도 평가'에서 톱10 순위에 일본차 메이커는 무려 7개가 이름을 올렸다.

 

 반면 한국에선 일본차 업체들이 독일차 상승세에 가로막혀 힘을 못내고 있다.

 

 일본차 대표주자인 도요타는 올 들어 10월까지 6445대가 팔려 전년 대비 27% 급감했다. 인기 차종 캠리의 경우 판매가 주춤해져 지난 7월부터 4개월 연속 수입차 베스트셀링 순위 10위권에서 사라졌다.

 

 엔화가치 하락으로 인센티브 여지가 더 생겨 가격 할인 프로모션도 속속 내놨지만 수입차 수요는 독일차 메이커로 몰리고 있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캠리와 비슷한 가격대인 3000만원대 모델의 경쟁이 굉장히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이 가격 할인 폭에 민감해서 차값 인하 여부에 따라 판매 변동이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혼다와 닛산은 작년보다 판매량이 30%씩 증가하는 등 점차 회복되고 있으나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도 미미하다.

 

 최근 일본차의 한국시장 점유율은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달 일본차 점유율은 10.7%를 기록, 전년 동월 16.9%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지난달 팔린 수입차 10대 중 1대만이 일본차였던 셈이다. 올들어 누적 시장 점유율도 14.2%를 기록, 작년 동기(17.6%) 대비 떨어졌다.

 

 당분간 한국 시장에서 일본차 부활은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전체 수입차 신규등록의 약 70% 가까이 유럽의 디젤차여서 디젤 라인업이 부족한 일본차 업체들이 고전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떨어지면 브랜드 이미지가 나빠지기 때문에 일본차 업체들이 무작정 가격을 낮출 수만도 없다"면서 "요즘 같이 디젤 인기에 부합할 만한 신차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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