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라인업중 유럽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은 준중형(C세그먼트)인 i30다. 기아자동차는 소형 SUV인 스포티지가 최고인기 모델이다.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유럽 시장이 쪼그라드는데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여 왔지만 고급차 시장은 아직 넘보지 못했다.

 

 한때 렉서스를 앞세운 토요타가 유럽 고급차 시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이루지 못했고 이제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내세워 도전을 선언했다.

 

 이미 현대차는 미국에서 1세대 제네시스로 북미시장을 공략한 경험이 있다.

 

 제네시스는 미국 국 시장 출시 첫해인 2008년에 6개월여 만에 6000대가 넘게 판매되는 기록을 세운 데 이어 한국 자동차로는 최초로 2009년 1월 북미 올해의 차(Car of the Year)에 선정됐었다.

 

 미국 진출 5년여 만인 지금 10만대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을 정도로 고급차 시장에 연착륙했다.

 

 제네시스는 판매와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외에도 현대차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에쿠스가 미국 시장에서 안착하는데 보탬이 됐다.

 

 그러나 현대차는 1세대 제네시스의 성과에 대해 ‘절반의 성공, 절반의 숙제’라고 자평한다. 아직 독일 세단을 넘어서는 수준에는 다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차는 이같은 과제를 풀기 위해 유럽 브랜드와의 정면대결을 선택하고 유럽 시장 출시를 결정했다.

 

 BMW, 벤츠, 아우디와 같은 독일 프리미엄차와 유럽시장에서 겨뤄서 살아 남아야만 동급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현대차 유럽기술연구소는 유럽 고급 세단의 특징으로 알려진 스포티한 주행성능과 핸들링 등 유럽 특유의 감성이 담긴 주행 특성을 구현하는데 주력했다.

 

 '유럽이 원하는 차량을 유럽에서 개발해야 한다'는 제품개발 전략에 따라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씨드와 i30 개발 이후 i10, 피칸토, i20, ix20, 벤가, i40 등을 연구개발한 노하우를 제네시스에 집약시켰다.

 

 이같은 작업은 아시아 브랜드 중 최초로 유럽시장의 문을 두드렸던 렉서스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양승욱 현대차 유럽기술연구소 상무는 "렉서스는 설계나 디자인에서 유럽고객들의 취향을 감안하지 못하고 미국시장에 맞춰 만든 차를 가져다 팔았다"며 "렉서스와 달리 제네시스는 유럽적인 특성을 반영한 차"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특히 뉘르부르크링에서 단련한 유럽형 주행 및 핸들링(R&H) 신기술이 핵심경쟁력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북미시장에서는 영향력 확대를, 유럽시장에서는 성공적 시장진입을 기대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지난달 유럽총괄법인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신형 제네시스는 우리의 모든 기술을 집약해 만든 최첨단 럭셔리 세단으로, 유럽의 명차들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현대차가 대형 세단으로는 처음 유럽시장에 내놓는 만큼 성공적으로 유럽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라"고 당부했다.

 

 

강기택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본 기사의 저작권은 머니투데이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