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들이 첨단 자동화 시스템을 갖춰갈수록 새로운 형태의 사이버범죄인 '자동차 해킹'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미국의 CNBC방송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자동차 내부시스템이 첨단화될수록 자동차 해킹이 자동차 제조업체나 사법당국에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시중에는 미끄러운 노면 탐지, 충돌 예방, 전자제어식 제동장치(ABS) 같은 전자기술 기반 시스템이나 전자제어장치(ECU)를 내장한 반(半) 자동화시스템을 갖춘 자동차들이 넘쳐나고 있다.

 

 또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BMW가 이미 무인자동차(self-driving cars)를 개발하고 있는 것처럼 2020년까지 완전 자동화된 자동차들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다른 컴퓨터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자동차에 내장된 첨단장치들도 해킹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실제로 '선량한 해커'(white hacker)나 학자들이 실험을 통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국 국방부 후원의 국제해커행사 '데프콘'(DefCon)에서 찰리 밀러와 크리스 밸러섹은 2010년 도요타 프리우스와 포스드의 이스케이프를 노트북PC로 해킹하는 실험을 보여줬다. 이들은 자동차의 운전대와 브레이크는 물론 계기판, 가속페달과 엔진, 전조등, 경적까지도 원격 제어가 가능하다는 것을 시연해 보였다. 심지어 연료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도 가득 찬 것처럼 보이게 하거나 구형 닌텐도 게임기용 조종기로 자동차의 장치들을 조종해 보이기도 했다.

 

 밀러 등은 자신들의 연구보고서에서 "자동차는 더이상 기계장치가 아니다"며 "오늘날 다양한 전자부품들로 자동차의 상태를 감시하거나 제어하는 만큼 보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11년에는 워싱턴대학과 캘리포니아 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UC샌디에이고)도 자동차를 무선으로 해킹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그러나 자신들의 기술이 범죄에 이용되는 것을 우려해 해킹한 차종 등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의 사법당국들과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이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자동차 해킹을 연구하기 위해 자동차 사이버 보안 연구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유럽연합(EU)의 사법당국인 유로폴(유럽공동경찰)내 사이버범죄센터장 트로엘스 오팅도 CNBC방송에 자동차 해킹과 이 같은 해킹이 조직범죄 등에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동차 절도를 위해 차량에 침투하는 기술이 이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운전자가 있는 상태에서 핸들이나 브레이크 등을 외부에서 조작할 수도 있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데프콘에서 해킹 실험에 이용됐던 포드의 대변인 크레이그 데이치는 "해커의 공격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해커가 차량을 완전히 조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술에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소개했다.

 

 도요타의 홍보담당 신디 나이트는 "사이버보안은 자동차 산업에 중요한 이슈"라며 "도요타는 우리의 전자제어시스템에 대한 어떤 형태의 침범도 신중하게 생각해 전자제어시스템이 강력하고 보안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수 기자 nadoo1@yna.co.kr

출처-연합뉴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연합뉴스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