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충북 진천군 문백면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진천공장. 생산라인에 들어가기 전 "옷부터 갈아 입으시라"는 말을 들었다. 정전기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전복을 입고 제전화도 신었다. 그러고도 끝이 아니었다. 몸에 달라붙은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에어샤워'를 한 다음에야 생산라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현대모비스 진천공장은 국내 차량용 전장부품의 '메카'로 불린다. 에어백 제어장치(ACU), 전동식 파워스티어링 전자제어장치(MDPS ECU), 하이브리드차 파워 제어기(HPCU), 지능형 배터리 센서(IBS), 지능형 배터리 센서(IBS)와 AVN(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까지 생산하는 이곳의 연간 국내 매출은 2조8000억원. 현대모비스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지목한 전장제품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셈이다.

 

 자동차 부품 공장이지만 공장의 전반적 모습은 일반적인 자동차 부품 생산라인과는 차이가 있다.
 

현대모비스 진천공장 전경/사진제공=현대모비스

 

 통유리가 박힌 공장 건물은 '연구소'라 봐도 무방할 만큼 디자인이 세련되고 깔끔했다. 일반 자동차 공장과 비교하면 소음도 제로에 가깝다. 생산라인 곳곳에는 화분과 어항이 눈에 띈다. 습도를 조절해 정전기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이 곳의 모습이 일반적 자동차 부품 공장과 다른 까닭은 정전기와 먼지에 민감한 전자 부품 생산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미세한 오차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전자 부품인 만큼 생산라인 환경 유지에도 신경을 쓴다. 습도는 40~60%, 온도는 섭씨 23~25도 안팎으로 유지해 제품 품질에 대한 외부 영향을 줄이고 있다.

 

 1층 생산라인에서는 인쇄회로기판(PCB)에 부품을 삽입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실제 라인에서 일을 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사람 대신 자동화 장비가 회로기판에 칩을 장착한다. 칩이 모두 장착된 회로기판은 각종 검사를 마친 다음에야 사람들이 수작업으로 직접 검사하는 단계로 넘어간다. 수작업 검사가 완료된 회로기판은 2층으로 옮겨진다.

 


 현대모비스 진천공장 1층 생산라인 전경/사진제공=현대모비스

 

 2층 생산라인에서는 현대모비스의 전장 핵심 제품인 멀티미디어 부품과 ACU, MDPS, ECU등의 생산되고 있었다. 1층에서 옮겨온 PCB 회로기판에 프로그램을 입력하고, 검사 과정을 거치면 완성된 하나의 부품이 나온다.

 

 특히 이곳에서 생산된 IBS는 현대·기아차를 넘어 독일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 메르세데스-벤츠로도 공급된다. 벤츠의 S클래스를 제외한 전 차종에 공급하는 지능형 배터리 센서 IBS는 배터리의 충전 및 노화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충전여부를 결정하고 불필요한 배터리 사용을 없애 배터리 수명을 연장시킨다.

 

 꼼꼼하게 관리된 생산라인을 거쳐 나온 제품은 불량률 '제로'에 가깝다. 공장 관계자는 "불량률은 100만개 당 5~6개 수준"이라고 말했다. 작업현장에는 '아름다움의 극치는 정확'이라는 문구가 걸려있다.

 

 조상희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자동차 산업의 첨단기술 대부분이 전장부품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중요한 부품을 만들어내는 만큼 불량률 제로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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