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소형 SUV의 시대가 오고 있다. 국산, 외산 가릴 것 없이 다양한 신차가 투입되는 중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미 쉐보레와 닛산이 소형 SUV를 내놨고, 기아차, 르노삼성차, 푸조, 포르쉐, 벤츠 등이 국내 출시를 앞두거나 검토 중에 있다.

 

 소형 SUV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높다. 주력 차급이 포화에 이르면서 생겨난 대체 시장 가운데 하나여서다. 이에 따라 글로벌 업체가 앞다퉈 제품 전략을 내놓으며 시장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주요 타깃은 20-30대 젊은 소비자다. 개성을 중시하면서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소형 SUV 개발 방향도 개성과 합리성에 맞춰져 있다. 더불어 해치백 이상의 실용성과 세단의 장점, 개성 넘치는 디자인을 가진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우후죽순 등장하는 소형 SUV의 '몰개성' 부작용도 지적되고 있다. 무조건 젊은 층을 흡수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은 탓이다. 오히려 조급증이 나타난다는 분석이 고개를 들 정도다. 시장은 열렸으나 생각만큼 규모가 커지지 않아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 소형 SUV를 내세우는 브랜드일수록 차별화를 부각시키고 있다. 젊음으로 대표되는 이미지는 유지하되 독특한 특징을 강조한다. 판매 간섭을 피하면서 나름 틈새 영역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쉐보레 트랙스는 주력 소비층을 '20-30대, 경차를 포함한 엔트리 차종 구매 예정자'로 설정하고, '다재다능'을 내세웠다. 특히 세단의 약점으로 꼽히는 실용성을 보강한 점이 주요 구매 포인트다. 중형 SUV가 부담스럽거나 준중형 해치백과 취향이 먼 소비자도 만족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과 형태적 특징을 갖고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1.4ℓ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흔히 'SUV라면 디젤'이라는 공식이 따라 붙지만 정통 SUV보다 도심에서 편안함을 원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는 분석에 따른 전략이다. 진동이나 소음 등에서 유리한 가솔린 엔진에 터보 장착으로 성능과 효율을 올린 셈이다.


그러나 디젤 부재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이에 따라 시장 반응을 살펴본 뒤 내수 시장에 적합한 디젤 엔진 투입을 검토 중이다.

 

 
 한국닛산이 내놓은 쥬크는 '독특한 디자인, 경쾌한 성능'이 핵심 메시지다. 1.6ℓ 가솔린 터보를 얹어 최고 190마력을 내기에 젊은 세대의 질주 본능과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변속 충격 없는 CVT를 장착했지만 역동성을 위해 가상의 충격을 집어넣었을 정도다. 스포츠카에 대한 향수가 남다른 40-50대 소비자도 동시에 노렸기 때문이다. 

 

 실제 쥬크 외관은 닛산의 스포츠카 370Z에서 따온 부분이 상당수다. 특히 부메랑 형태의 리어 램프가 그렇다. 날카로운 인상을 주면서 강한 성능을 표현한다. 모터바이크에서 영감을 얻은 센터콘솔 디자인도 독특하다. 시각적인 효과와 운전 감성을 높이기 위한 주행 통합 제어 시스템 'I-CON'이 적용됐다.  

 


 출시를 앞둔 기아차 신형 쏘울의 차별점은 '디자인 확장성'이다. 경쟁 차종 모두 실용성을 기본으로 갖췄다는 점에서 개성에 비중을 둔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 다년간 판매 경험으로 얻은 인지도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제품을 알리는 일이 상대적으로 경쟁차종에 비해 수월하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기아차는 18인치 체인저블 컬러 휠을 도입했다. 기본 휠 커버 외에 붉은색과 검은색 등 2종의 휠 커버를 추가 제공한다. 기아차 정비 네트워크인 오토큐를 통해 1회 무상 교환 서비스 받을 수 있어 소비자 편의도 추구했다. 투톤 루프도 적용했다. 화이트&레드, 블루&화이트, 바닐라&블랙 등 총 3가지 조합의 색상으로 이뤄졌다. 함께 적용되는 '레드존' 커스터마이징은 투톤 루프 3종 중 화이트&레드 색상에 적용되는 것으로, 루프와 아웃사이드 미러, 프런트·사이드·리어 스커트, 라디에이터 그릴 등을 붉은색으로 꾸미는 특별 선택 품목이다. 같은 색의 리어스포일러를 포함, 강렬함을 더했다.

 


 르노삼성차는 QM3가 '디젤'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방침이다. 크기를 떠나 현재 젊은층의 디젤 엔진 선호도를 적극 이용하겠다는 전략인 것. 특히 QM3 특유의 유럽 감성과 디젤 엔진이 잘 어울린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 르노삼성차 박동훈 국내영업본부장은 "수입차 시장에서 시작된 디젤 선호가 내수 전반으로 확장되는 분위기"라며 "디젤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에 QM3 디젤 도입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푸조는 2008의 '팔방미인'같은 성격을 소비자에게 알리는 중이다. 푸조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단단한 하체와 정확한 핸들링에 디젤 엔진과 MCP 변속기의 뛰어난 효율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능과 특성을 부각시킨다. 세단의 주행성능, SUV 특유의 실용성과 208에서 먼저 선보인 실내공간 활용 등이 포함된다. 2008이 단순 푸조 SUV 계열의 막내가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역할 만들기에 한창이다. 국내 출시는 내년 초로, 가격 역시 최대한 합리적인 선에서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소형 SUV가 출시될 때마다 강조되는 단어는 '젊음'이지만 그것에 집착한 나머지 각 제품의 개성이 사라지는 역효과가 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경쟁 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충분히 흡수하고, 차별성을 부각시켜 판매량을 꾸준히 늘려가겠다는 의도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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