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코리아가 '레이스 아카데미 라이브'란 이름을 내 건 첫 트랙 데이를 개최했다. 재규어 전 차종을 한 자리에서 시승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그것도 코스가 가장 다이내믹하다는 인제 스피디움에서 진행됐다. 서킷에 어울리는 F-타입을 경험했다. 

 

  F-타입은 이안 칼럼이 총괄 디렉터로 참여해 화제가 된 2인승 컨버터블 스포츠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포츠카'로 불리던 E-타입 후속인 만큼 큰 기대를 모았다. 무엇보다 40년 간 멈춰 있던 재규어의 레이싱 DNA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학수고대했다. 그리고 F-타입이 공개된 지금, 사람들은 '스포츠카 디자인의 정점'이라고 말한다. 재규어의 새로운 무기, F-타입 S를 시승했다.  

 


 ▲스타일


 컨버터블 스포츠카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매끈한 라인을 구현했다. 전, 측, 후면의 단편적인 디자인보다 앞쪽에서 뒤까지 바람을 가르듯 흘러가는 매혹적인 라인이 눈길을 끈다.

 

 전면은 확장된 그릴과 한층 풍성해진 보닛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볼륨감은 바깥에서 안쪽으로 감아내는 듯한 측면 캐릭터 라인으로 후면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리고 풍성함은 후면에서 극에 달한다. 숨막힐 듯한 리어 펜더와 범퍼가 독보적인 디자인을 완성했다. 새로운 형태의 리어 램프도 독특하다. 후면 스포일러는 시속 65~100㎞에서 작동한다.

 


 밖에서 살펴보니 도어 핸들이 없다. 공기 역학적 디자인을 위해 필요 시에만 돌출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스마트 키를 작동하거나 터치 패널에 닿으면 도어 핸들이 나온다.

 

 실내는 생각보다 넓지 않고, 스포츠카 유전자답게 시트 포지션이 낮다. 모든 조작 버튼이 운전석을 향해 있으며, 중앙에 숨어 있던 공조장치는 시동을 걸면 솟아오른다. 센터페시어는 8인치 터치 스크린과 세 개의 동그란 조작 버튼이 나란히 위치한다. 시프트 레버는 재규어의 다른 차종과 달리 다이얼 방식이 아니라 BMW의 것과 유사하다.

 


 ▲성능


 신형의 차체는 고강도 초경량 알루미늄 모노코크 바디를 채택했다. 무게는 261㎏에 불과하지만 비틀림 강성은 다른 차종과 비교해 30% 높다. 이를 통해 민첩성과 가속, 제동력, 연료 효율은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감소시켰다.

 F-타입은 총 3가지 라인업으로 구성된다. 우선 기본형과 F-타입 S는 V6 수퍼차저 엔진을 탑재했다. 기본형은 340마력, 최대 45.9㎏·m의 토크를 발휘하며, S 차종은 380마력에 46.9㎏·m의 성능을 낸다. V8 5.0ℓ 수퍼차저 엔진을 적용한 F-타입 V8 S는 최고 495마력에 63.8㎏·m의 퍼포먼스를 구현한다. 세 차종은 모두 8단 퀵 시프트 변속기를 조합했다.

 


 시승차는 3가지 라인업 중 가운데 위치한 F-타입 S로 준비됐다. 페이스카를 따라 인제 서킷 코스를 익히고, 점차 속력을 올려 성능을 마음껏 즐겼다. 일반 시승 도로가 아니라 서킷 주행인 만큼 최고 성능을 끌어낼 수 있도록 했다.

 버튼을 눌러 엔진을 깨우자 묵직한 배기음이 귀를 자극한다. 이 배기음은 주행 내내 드라이버를 설레이게 한다. 가슴 뛰는 듯한 소리가 운전자와 함께 호흡하는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배기음을 제외한 외부 소음은 적극적으로 차단했다. 스피커를 통해 흘러 나오는 오디오 음질이 소음과 섞이면 프리미엄 감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서킷 코스를 익히기 위해 저속으로 몇 바퀴를 달렸다. 풀 가속이나 풀 브레이킹이 없는 무난한 주행이었다. 확실히 저속에는 재규어의 전통적인 여유와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하체는 단단했지만 피로감이 적었다. 일반 도로에서는 세단과 같은 편안함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숨을 고르고 레이싱 DNA를 깨우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짧은 직선 코스를 지날 때도 속도는 단숨에 200㎞/h를 돌파한다. 기록상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 시간은 4.9초다. 또한 첫 번째 코스를 만나 브레이크를 깊숙이 밟으면 속도는 급격히 하락한다.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달리고 설 줄 아는 능력을 갖췄다.

 


 

 가장 까다롭다는 첫 번째 코스는 역시나 도로를 움켜쥐며 돌아 나가는 맛이 일품이다. 극한의 주행 상황에서 뒷 바퀴가 스핀하며 위험할 때도 있지만 곧바로 제어해 운전자가 불안함을 느낄 수 없도록 한다. 신속히 중심을 잡은 차체는 다시 달릴 준비를 한다. 그리고 연속되는 코스 구간을 가볍게 치고 나간다. 발끝은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쉼 없이 오간다. 

 


 ▲총평

 그동안 재규어 XK가 스포츠카 명맥을 이어왔지만 타 브랜드에 비해 영향력이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재규어가 선보일 F-타입에 대한 기대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하지만 현실에 등장한 F-타입은 보는 것만으로도 최고의 자극을 선사하고 있다. 물론 외형뿐 아니라 사운드와 주행 감성까지 완벽한 조합을 이뤄냈다. F-타입이 재규어 레이싱 DNA의 역사를 다시 쓸 것 같다. 가격은 1억400만원~1억6,000만원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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