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을 통한 자동차판매가 유행처럼 늘고 있다. 초기 홈쇼핑을 주도했던 해외 브랜드는 물론 국산차도 TV 홈쇼핑에 속속 등장한다. 방송 중 '시승예약 폭발' 문구를 통해 폭발적인 관심을 끌어낸다. 하지만 쇼호스트의 외침과 달리 홈쇼핑 출연(?) 후 월말 판매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앞 다퉈 방송 일정을 잡으려 이유는 단 하나, 안 하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쌍용차가 홈쇼핑을 통해 카이런을 판매했다. 나름의 효과가 있었다는 사전 경험이 토대가 됐다. 당시 GM대우차(한국지엠)도 소형차 젠트라와 준중형차 라세티를 홈쇼핑에 등장시킨 바 있고, 심지어 현대차도 베르나를 띄운 적이 있다. 이외 포드와 푸조도 홈쇼핑에 등장했고, 이후 다양한 수입차가 홈쇼핑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이제는 일상이 됐다. 얼마 전에는 혼다도 홈쇼핑 채널을 활용했다.

 

 자동차회사가 홈쇼핑에 참여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회사가 홈쇼핑 시간을 통째로 사버리는 '정액방식'이고, 또 다른 방법은 판매량에 따라 일정액을 홈쇼핑에 떼어 주는 '수수료 방식'이다. 국산차는 대부분 정액방식을 선호한다. TV 방영만 될 뿐 시승예약과 판매는 대리점이 주도한다. 판매 수수료는 대리점이 가져간다. 쉽게 보면 판매지원 차원에서 홈쇼핑을 활용하는 셈이다. 반면 수입 업체는 수수료 방식을 좋아한다. 전국적인 판매망이 없는 데다 팔리는 만큼 떼어주는 게 손해를 덜 보기 때문이다. 홈쇼핑 업체가 수입차 등장 때마다 간판 쇼호스트를 내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홈쇼핑 판매에는 독이 들어 있다. 자칫 판매량이 저조할 경우 홈쇼핑 업체와 판매회사 모두 울상이 되기 쉽다. 반면 너무 많아도 탈이다. 공급량이 부족할 수 있어서다. 그래서 방송을 보면 늘 한정수량이 정해져 있다. 넘치는 주문으로 공급이 중단되면 방송사나 제조사 모두 이미지 훼손이 될 수밖에 없어서다. 

 

 통상 홈쇼핑을 통한 판매량은 대략 20%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100대의 시승예약을 받았다면 그 가운데 20대만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내수 판매의 절대량을 차지하는 국산 브랜드가 보면 웃을 일이지만 수입 업체가 보면 달콤한 유혹이다. 전국에 불과 10여개 남짓한 전시장을 보유한 업체가 한 시간 방송으로 수 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동차회사가 홈쇼핑에 적극 파고드는 근본적인 이유는 제품 알리기다. 특히 규모가 작은 수입 업체는 소비자 관심에서 멀어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이 말을 달리 하면 홈쇼핑에 자동차를 등장시키는 기업의 심정은 절박하다는 얘기가 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은 비용이 없어 값 비싼 신문과 공중파 TV 광고 엄두를 못낼 때 적은 비용으로 광고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한다. 

 

 이런 이유로 자동차의 홈쇼핑 출연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때로는 재고 처리 차원에서, 때로는 잊혀지지 않기 위한 광고 수단으로 말이다. 광고대행사 WNP 김태희 대표는 "국산 브랜드는 판매가 신통치 않은 차종을, 수입 브랜드는 비교적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저가 차종을 홈쇼핑에 더욱 많이 등장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여전히 TV 홈쇼핑을 거들떠도 안보는 곳도 많다. 굳이 홈쇼핑 아니어도 판매량이 증가해서다. 그래서 홈쇼핑에 등장하는 자동차를 보면 이런 말이 생각난다. "홈쇼핑도 좋고, 스트리트 쇼핑도 좋다. 잘 팔아서 죽지만 말아다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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