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국회에서 절 부르지는 않겠지요?" 최근 '뉴코란드C' 출시행사를 위해 독일 비스바덴을 방문한 이유일 쌍용차 사장은 국정감사 걱정을 떨치지 못했다. 19개국 기자와 대리점 대표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내년 유럽에서 1만대를 판매해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명가를 재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뒤였다. 그만큼 국회에서의 기억은 다시 떠올리기도 싶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이 사장은 지난해 9월 국감을 앞두고 열린 국회 '쌍용차 정리해고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그는 여야 의원 가릴 것 없이 쏟아지는 질의에 2009년 인력구조조정과 관련한 여려 의혹들이 사실과 무관한 추측과 오해에서 비롯됐음을 밝혔고, 이를 정치권 및 노동계에서 지속적으로 문제 삼고 정치 이슈화로 몰아 가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올해도 희망과 달리 국회를 다시 찾아야 할 처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회사 정상화와 해고자 복직 문제를 점검한다는 이유로 자신과 김규한 노조위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한 것이다. 국회의 '관심'이 애정으로도 해석될 수 있겠지만 의아하다는 반응이 적잖다. 쌍용차 관계자는 "국정감사, 청문회 등에서 이미 할 이야기는 다 했다"며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더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이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은 해직자 복직 문제에 손을 놓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는 기회가 될 때마다 희망퇴직자의 조기복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신차 'X100' 생산에 들어가는 내년 10월쯤 복직을 검토하겠다고 했고, 희망퇴직자 복직을 위한 태스크포스도 구성했다.

 

 올 초 무급휴직자 455명을 불러들인 쌍용차가 희망퇴직자와 정리해고자를 받아들일 여력은 아직 없다는 게 내부 판단이다. 복직을 위해선 전 생산라인을 2교대로 돌릴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 그 정도 판매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이 진심으로 해고자 복직을 원한다면 노사가 합심해서 회사의 조기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가만히 두는 것이 최선책일 듯하다.

 

 '쌍용차=노사갈등'이라는 이미지가 계속돼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 판매확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어서다. 국회가 쌍용차 임직원을 여의도로 불러낼수록 기존 이미지는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김남이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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