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사고 한 달 안에 품질에 불만이 있으면 새 차로 바꿔드리거나 환불해 드립니다."

 

 신차 구매를 저울질하는 이들에게 솔깃할 얘기다. 신차는 등록 후 감가상각이 급격히 진행돼 '환불'이나 '교환'은 효과적인 구매 유인책으로 해석된다. 일견 밑지고 판다는 인상도 준다.

 

 하지만 완성차 업체들은 이 프로그램을 단순히 판매 촉진이 아니라 품질을 알리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3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와 한국GM, 르노삼성 등 대부분의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신차 교환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가장 최근 이를 도입한 곳은 르노삼성이다. 르노삼성은 지난 2일 SM5와 SM7을 구입한 고객이 한 달 내 반납을 신청하는 경우 차량 가격을 전액 환불해주는 'SM5, SM7 자신만만 프로젝트'를 10월 한 달간 시행한다고 밝혔다. 주행거리 2000km 미만에 무사고라면 차량 구입 비용 전액(등록 비용 제외)을 돌려 받을 수 있다.

 

 현대차는 2011년부터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한해 신차 교환 프로그램을 운용중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구매한 고객(법인 및 영업용 제외)은 등록 후 30일 이내, 500~2000km 주행 중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쏘나타와 i40, 그랜저, 싼타페 등으로 교환을 신청할 수 있다.

 

 기아차는 올 1월 한 달간 'K시리즈' 교환 이벤트를 했다. K3, K5, K7, K9을 구입한 고객이 원하면 단 한번 다른 차종으로 교환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차량 등록 후 최소 25일, 최대 30일 운행과 주행거리 500km이상 2000km이하인 차량이 대상이었다.

 

 한국GM은 지난해 6월 한 달간 중형세단 말리부에 대해 구입 후 1개월, 주행거리 300~1500km인 경우 동급 신차로 교환해 주거나 환불해 줬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차 교환프로그램의 판촉 효과가 만만찮았다"며 "하지만 판촉보다 품질 자신감을 고객들에게 알리는 데 효과가 더 크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환불이나 다른 신차로 교환한 고객은 손에 꼽을 정도다. 한국GM 관계자도 "이 프로그램을 가동할 때 다른 신차로 바꾼 고객은 10명 미만"이라고 말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들은 품질 우수성을 전파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본질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신차 교환 프로그램 도입 시 차를 바꿀 고객이많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며 "이 프로그램을 운용하는데 투입되는 비용도 미미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생산 품질을 높이는 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주력 모델인 SM5와 SM7의 품질에 고객들이 만족하지 못할 경우 전액 환불된다는 것이 생산 라인에도 전달된다"며 "현장 업무 집중도가 올라가고 불량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신차 교환 절차가 너무 복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한 한 고객은 "신차 교환을 원했지만 심사 절차가 복잡했다"며 "실제 신차를 받기까지 두 달 넘게 걸렸다"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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