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산업이 북한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잇달아 북한 측과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평양에는 중국산 택시가 늘어나고 있다.

 

 중국 랴오닝(遼寧)성에 있는 자동차 판매업체로 보이는 '료녕중기화성자동차판매유한공사'의 한 간부는 28일 북한 노동신문에 실린 기고문에서 최근 개막한 제9차 평양 가을철 국제상품전람회에 참가한 소감을 전하며 "전람회 기간 우리는 조선의 해당 부문 전문가들과 자동차 판매와 관련한 계약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료녕중기화성자동차판매유한공사'가 중국산 화물차를 국내외 시장에 판매하는 업체라고 소개했다.

 

 이번 전람회에는 중국 자동차 비야디(BYD)를 판매하는 비야디자동차판매유한공사도 참가했다. 이 회사의 북한 시장 담당자는 지난 26일 노동신문 기고문에서 전람회 참가 목적을 "비야디 승용차들의 판매와 봉사(서비스) 사업을 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전람회 기간 "평양의 거리를 달리는 우리 공사에서 생산한 비야디 승용차들을 보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에 따르면 이번 전람회에는 북한에서 비야디 판매사업을 하는 '단동유룡수출입유한공사'도 참가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비야디 자동차를 북한에 팔게 된지 4∼5년이 되는데 판매 수량이 예전보다 많이 늘어났다"며 "최근 평양 시민의 차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선신보는 이번 전람회에 12개국의 226개 무역회사가 참가했으며 이 가운데 외국 기업은 118개로, 중국 기업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평양 거리에서는 최근 중국산 택시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소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NK뉴스는 27일 평양을 방문한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의 '베이징 택시'가 최근 80대에서 300대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택시는 비야디 'F3' 모델의 택시를 가리킨다. 앞서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이 최근 택시로 쓰려고 비야디 F3 60대를 수입했다고 보도했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단둥과 같은 북한 접경 지역에 중국 자동차 관련 회사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며 "북한에서 시장경제가 확산하면서 자동차 수요가 늘어나자 중국 기업들이 발 빠르게 진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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