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시장에서 20-30대 구매력이 빠르게 수입차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나 국산차 업계가 근심에 빠졌다. 20-30대 소비층 감소는 미래 수익 창출의 적신호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2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2013 자동차 CEO 리포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승용차 판매는 63만8,24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 줄었다. 이 중 20대 구매량은 5만5,670대를 기록, 2012년 대비 10.2% 줄었고, 30대는 14만1,672대로 전년과 비교해 6.9% 하락했다. 이는 미래 주요 소비층으로 꼽히는 20-30대 젊은층의 구매력이 떨어진 것으로 해석되며, 주요 원인으로는 소비 심리 위축, 고용 불안정, 인구 감소 등이 꼽힌다는 게 보고서 내용이다.

 

 그러나 오히려 수입차는 20-30대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중이다. 수입차 시장 확대에 따라 절대적인 숫자가 늘어나는 것과 동시에 시장 점유율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 1차 수입차 르네상스로 평가받는 지난 2008년 20-30대는 전체 시장(6만1,648대)에서 15.5%를 차지했다. 이듬해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로 국내 수입차 시장(6만993대)이 주춤했음에도 이들의 비중은 17.6%(1만763대)로 늘어 2008년보다 2.1%포인트 상승했다.

 

 2010년, 확장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총 1만8,453대를 구매해 20.4%의 비중까지 치솟았다. 2011년에는 2만4,007대로 수입차 전체에서 22.9%를 점유하더니 지난해는 3만5,375대가 20-30대에 의해 신규 등록됐다. 비중은 무려 27.0%까지 높아졌다. 올해 역시 예년과 다르지 않아 9월 현재 2만8,221대로 전체 27.3%를 기록 중이다.

 

 20-30대 수입차 선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수입차 확장 시기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대부분은 흐름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20-30대를 끌어들일 다양한 제품군이 건재해서다. 또한 국산차 가격의 지속 상승도 무시못할 요인이다. 개성을 중시하고, 과시를 좋아하는 20-30대의 전형적인 기질(?)이 포함됐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국산차가 뒤늦게 젊은 마케팅에 뛰어들고 있지만 20-30대 수입차 선호는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산차의 젊은 마케팅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아서다. 실제 현대차가 힘을 쏟는 PYL 브랜드는 국내 20-30대 소비자를 겨냥했지만 기대만큼의 약발은 아직이다. 일부 차종은 경쟁차로 지목된 수입차보다 판매량이 적다. 기아차나 쉐보레 역시 딱히 떠오르는 젊은 마케팅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산차에 대한 불신도 걱정거리로 떠오른다. 대부분의 20-30대는 국산차가 소비자를 속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불신의 시작과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으나 과정에는 품질에 대한 태도, 갈수록 높아지는 가격 등이 이유로 지목된다. 게다가 한번 지적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명 과정도 매끄럽지 못하다. 연례행사로 벌어지는 노사문제 또한 진보적이되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20-30대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사실 20-30대 소비자는 매우 중요하다. 이제는 너무 커버린 중국 시장조차 80년대 이후에 태어난 '빠링허우(八零后)'가 성장을 주도한다. 당장 구매력은 40-50대보다 부족할지 몰라도 지속 가능한 구매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비층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생존 전략으로 떠올랐다. 그럼에도 국산차의 행보는 2% 부족하다. 2%를 채우려면 1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감동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게 과제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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