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의 엔초 페라리, 미니쿠퍼의 알렉 이시고니스, 포르쉐의 페르디난드 포르쉐의 공통점은? 모두 역동성에 매료된 인물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빨리 달리기'는 시도하되 방법을 다르게 생각한 이가 있다. 바로 '로터스'를 세운 안토니 콜린 브루스 채프먼이다. 특히 채프먼은 스포츠카의 중요 항목으로 무게를 주시했던 인물로 유명하다.

 


 당시 여러 스포츠카 메이커들은 무거운 차체를 극복하기 위해 고출력에 매달렸고, 그에 따른 다양한 기능 보강에 나섰다. 하지만 성능 보강은 오히려 중량 추가로 이어져 효율마저 떨어지는 악순환에 시달렸다. 이 때 채프먼은 고강성 차체를 쓰되 무게를 줄이는 것에 주목했다. 이 경우 굳이 고배기량 엔진을 쓰지 않고도 얼마든지 스포츠카를 만들 수 있다고 여겼다. 한 마디로 생각의 반전을 꾀했다.

 

 발상의 전환은 스페이스 프레임을 시작으로 백본 프레임과 초경량 알루미늄 차체로 발전해 갔고, F1을 비롯한 각종 레이스 현장에 경량화 기술이 투입되며 스포츠카 지향점을 찾아냈다. 결국 고강성과 가벼운 뼈대, 저배기량 엔진, 견고한 브레이크와 액티브 서스펜션 등으로 전체적인 균형이 완성됐고, 무게를 줄여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은 지금까지 로터스 철학으로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다.

 


 오로지 달리기라는 기초 기술에 매진했던 로터스가 두각을 나타낸 곳은 당연히 포뮬러원(F1)이다. 작고 견고한 차체에 관해선 지금도 로터스가 최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를 토대로 만들어 낸 제품이 '엘리스'와 고성능 스포츠카 '엑시지 V6', 그리고 '에보라' 등이다. 작지만 잘 달리는 스포츠카로 명성이 높다. 국내에선 모토쿼드를 통해 수입, 판매되는 중이며, 색상은 물론 휠을 비롯해 시트와 내부트림, 가죽, 스티어링 휠 등 다양한 품목을 직접 고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고 한다. 

 

 사실 로터스는 스포츠카 개념을 바꾸어 놓은 회사다. 빨리 달리기 위해 힘을 키운 게 아니라 감량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로터스를 영국의 대표 '백야드 빌더(backyard builder, 자동차 등을 뒷마당에서 개조하는 사람)'로 부른다. 하지만 이제는 백야드 빌더를 넘어 테크니컬 제조사로 명성이 더 높다. 그것도 '고강성 초경량'으로 말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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