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타이어업계의 주도권을 잡은 브랜드는 프랑스 미쉐린입니다. 브랜드파워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익성 높은 제품을 만들어 '게임의 룰'을 만들어 나갑니다. 한국타이어의 궁극적 목표도 여기에 있습니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은 지난 2일 열린 '한국타이어 프레스데이 2013'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벤츠의 최고급형 모델 'S클래스' 납품 성사로 한국타이어가 글로벌 최고 타이어업계와 브랜드파워로 진검승부를 벌이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선언하는 자리였다. 조 사장은 한국타이어가 '생산경제'와 '기술경제'를 거쳐 '브랜드경제' 시대로 전환하는 대한민국 경제발전 단계를 함께 거쳐온 '한국 경제의 조용한 모범생'이라고도 했다.

 

 비단 한국타이어뿐이 아니다. 현재 국내 주요 기업은 세계 시장에서 '게임의 룰'을 잡기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IFA 2013)를 통해 스마트워치 '갤럭시 기어'를 세계 최초로 선보인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에서 디자인과 특허 등 소프트한 부분을 보완해 '퍼스트 무버'(시장 선도자)로 전환코자 하는 의지가 '갤럭시 기어'에 담겨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 브랜드 경쟁을 벌여 세계 시장에서 '게임의 룰'을 잡기 위한 노력을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 외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사전에 피해갈 수 있다. 생산경제시대에 투입돼야만 했던 비용은 투자로 돌아간다. 여기서 도태되는 순간 브랜드경제 단계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가치는 '리스크'로 되돌아온다.

 

 '국가대표' 기업 현대자동차 역시 이런 경쟁에서 예외일 수 없다. 하지만 다른 대표 기업들과 달리 브랜드파워를 올려야 하는 시점에 매년 '노조비용'을 감수해야 했고, 이는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한민국 경제가 '브랜드경제' 시대로 진입했지만 여전히 '생산경제' 시대의 리스크를 안고 가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현대차는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기업이지만 '모범생'은 아니다.

 

 현대차 노조는 이번 임단협 과정에서 대학 미진학자녀 기술지원금 1000만원, 노조활동에 대한 면책특권, 정년 61세 여장 등 '생떼'에 가까운 요구조건을 빌미로 부분파업을 벌이며 사측을 압박했다. 경쟁 완성차 업체나 협력업체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액은 1조원이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가 브랜드경제 시대에 맞는 '원칙 있는 교섭'을 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불가능한' 요구를 비용으로 전가하는 노조의 '관행'부터 사라져야 한다.

 

 

안정준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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