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박동훈 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을 영업본부장 부사장에 선임한 게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입차에서 오랜 기간 종사한 그가 국산차업계에서 보여줄 카드가 궁금해서다. 

 

 박 부사장의 영입은 영업력 강화 차원에서 결정됐다는 게 르노삼성의 설명이다. 폭스바겐코리아 재직 동안 판매량을 10배 이상 늘린 능력을 높이 샀다는 후문이다. 새로운 시각을 원하는 르노삼성과 새로움에 도전하려는 박 본부장의 손바닥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르노삼성의 지난해 국내 판매 실적은 5만9,926대로 2011년 10만9,221대에 비해 45.1%나 급감했다. 올해 8월까지 누적 판매대수도 3만6,49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감소했다. 최근 SM3와 SM5 TCE 등이 판매 호조를 띄지만 화려한 과거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따라서 새로 부임한 박 본부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도 있다. 

 

 물론 판매 증진을 위해 꺼내들 복안은 다양하다. 할인을 비롯해 다양한 판촉을 제시하거나 신차 또는 부분변경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그러나 판촉은 굳이 영업 본부장을 새로 선임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 게다가 기존 제품군은 최근 연식변경을 마쳤고, 하반기 출시될 소형 SUV QM3 이후 신차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선 르노삼성 판매망 변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대부분 직영인 영업점이 대리점으로 바뀔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의미다. 나아가 르노삼성도 한국지엠처럼 광역 딜러를 두는 방안마저 흘러 나온다. 한국지엠이 지난 2010년 권역별 판매 시스템을 도입한 뒤 나름의 성과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이 대형 판매사에 제품을 공급하면 해당 판매사가 산하 영업점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체계다. 수입사(임포터)와 판매사(딜러)가 각각의 역할을 맡는 것과 동일한 방식이다. 게다가 박 부사장이 해당 체계에 익숙한 수입차 출신인 점은 변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는 요소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국산차뿐 아니라 수입차 업계도 르노삼성의 판매망 변화 여부에 주목한다는 점이다. 수입차 딜러들 사이에 이미 "르노삼성이 광역 딜러 체제로 전환하면 참여하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수입차 시장 내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현상이 심화되면서 생존을 모색해야 할 판매사도 적지 않아서다. 실제 지난해 8월 인피니티 판매사였던 SS모터스는 수입차 판매를 포기하고, 간판을 쉐보레로 바꿨다. 수입차 대비 '박리(薄利)'지만 '다매(多賣)'를 통한 수익 보전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결과다.    

 

 현재 박동훈 부사장은 르노삼성 내 영업조직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따라서 구체적인 활동 방안을 제시하기는 시기적으로 이르다는 입장도 전해왔다. 그러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과 정확한 시장 분석력이 강점인 그가 르노삼성의 부활을 위해 꺼내들 묘안에 벌써부터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어떤 선택을 할까.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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