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 잠정합의로 조업이 정상화된데 대해 협력사들은 '천만 대행'이라는 분위기다. 추석 전 임단협이 마무리 돼 현대차 파업 장기화에 따른 피해를 그나마 줄일 여지가 생겼다는 이유에서다. 협상 과정에서 '원칙'이 지켜졌다는 부분은 협력사에도 긍정적이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정기범 현대·기아차협력회 부회장은 6일 "추석 전 임단협이 잠정 합의돼 천만다행"이라며 "협력업체가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임단협이 늘어져 노조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올해 협력업체들이 받게 될 타격은 어느 때보다도 컸을 것으로 예상된 때문. 올해는 현대차 노조의 주말특근 거부로 협력사들은 이미 1차 타격을 받은 상태였다. 일부 영세 협력사들에서는 파업이 길어질 경우 추석 전후로 도산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협력사들은 번번이 결렬된 현대차 임단협을 지켜보며 파업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현대차에 서스펜션 관련 부품을 납품하는 A협력사 관계자는 "현대차 해외 생산기지에 대한 납품 물량이 매우 부족했는데 그쪽 물량을 축적한다는 생각으로 공장을 계속 돌렸다"며 "현대차 파업은 인고의 시간이었고 이 기간을 어떻게 넘길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래도 파업이 장기화됐으면 아찔한 상황이 생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올해 노조와의 교섭에서 사회 통념상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에 '수용불가' 원칙을 관철시킨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모터와 조향장치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B협력사 관계자는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줬을 경우 협력사는 물론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컸을 것"이라며 "특히 노조가 회사의 인사경영권 침해 여지가 있는 부분을 수용하지 않은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번 임단협 합의사항만 해도 일부 협력사 근로자들에게는 '꿈' 같은 일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현대차 임금 합의안은 기본급 9만7000원 인상(기본급 대비 5.14%, 호봉승급분 포함)과 성과급 350%+500만원, 주간연속2교대 제도 도입 특별합의 100%, 품질향상 성과 장려금 50%+50만원, 사업목표 달성 장려금 300만원 등이 골자다.

 

 자동차용 시트 제조업체 C사 관계자는 "이 같은 합의안도 우리 입장에서는 부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돈을 더 받고 말고가 아니라 일감을 계속 받을 수 있느냐가 고민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차는 우리 공급사이기 전에 국가 리딩 기업"이라며 "이번에 지킨 원칙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리딩 기업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안정준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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