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7시.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 정문은 컨테이너로 굳게 막혀있었다. 정문 주변은 철제 패널이 둘러 쳐져 있었다.

 

 그 앞으로 앞에는 분홍색 손수건을 목에 두른 사람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으로 전환해라”는 구호를 큰 소리로 외쳤다.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에 모인 이들은 ‘제2차 현대차 희망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불법파견 철폐’ 등을 촉구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2000여명(울산 지역 1000여명 포함)의 사람들이 희망버스에 몸을 실었다.

 

 오후 5시쯤 울산에 도착한 이들은 울산 시내 곳곳에서 거리공연, 희망 풍선 나눠주기 등을 진행했다. 이어 오후 7시 30분부터는 울산공장 정문에 모여 고(故) 박정식 추모제 및 문화제에 참여했다.

 

 지난 1차 희망버스 집회 때는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현대차 관계자, 경찰 간 충돌이 발생해 11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에 따라 울산지역 검경은 희망버스 집회에서 불법 폭력행위가 발생할 경우 엄정 대처하겠다고 발표했다. 울산지방경찰청은 이날 40개 중대 3000여명의 경찰병력을 울산공장 주변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특히 경찰은 이날 울산으로 들어오는 희망버스에 불법 시위도구 등이 있는지 일일이 확인했다. 확인과정에서 희망버스 기획단과 마찰이 있기도 했다. 경찰은 희망버스뿐만 아니라 공장 주변을 지나는 화물트럭들도 세워 검문했다.

 

 현대차는 오후 4시부터 정문을 포함한 모든 출입구의 차량 출입을 통제했다. 정문 주변의 낮은 남장은 철제 패널을 세웠다. 집회 때는 공장 내부에 임직원들이 대기하며 있을지 모르는 공장진입에 대비했다.

 

 강성신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은 이날 사전결의 대회에서 "1차 희망버스 이후 철탑농성에서 내려온 것 외에는 달라진 것이 없다"며 "우리는 현대차의 불법파견을 해결하기 위해 모였다"며 비정규직 철폐를 촉구했다.

 

 집회는 삼엄한 경비 속에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희망버스 기획단과 경찰은 당초 자정으로 정해졌던 해산 시간을 오후 11시로 당기는데 합의했다.

 

 이번 2차 희망버스는 지난 1차 때보다 참여인원이 크게 줄었다. 업계에서는 경찰이 울산공장 앞 집회를 불허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였고, 서울에서 같은 시간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촛불 집회가 열린 것이 영향이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남이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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