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전경/사진제공=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님의 의지가 깃들어 있는 곳입니다. 연구소 기획 단계부터 '사지사지 귀신통지'(思之思之 鬼神通之:생각하고 생각하면 귀신같이 통하고, 귀신같이 답을 얻게 된다)라는 본인의 경영철학을 강조하셨습니다. 금호타이어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는 기술개발 투자가 가장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금호타이어가 경기 용인 지곡동에 중앙연구소를 오는 2일 오픈한다. '기술 명가 금호' 재건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박 회장의 각오가 담긴 곳이다. 금호타이어는 중앙연구소를 발판으로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하고 2018년까지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제품 개발과 조직을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금호타이어는 연구소 공식 오픈에 앞서 30일 기자단을 이곳으로 초청했다.

 

 대지면적 3만4873㎡에 연면적 2만2823㎡ 규모인 중앙연구소는 연구동, 실험동 등으로 구성됐으며 업계 최고의 슈퍼컴과 최첨단 물리시험 설비, 화학시험 및 기기분석 설비, 특성연구 시험설비 등을 갖췄다.

 

 중앙연구소는 미국 애크론의 북미기술연구소(KATC),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기술연구소(KETC), 중국 톈진의 중국연구소(KCTC), 광주퍼포먼스센터를 이끌어 글로벌 연구개발 네트워크의 컨트롤 타워로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화상회의실에서는 전 세계에 위치한 이들 현지 연구소들의 연구원들과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

 

 중앙연구소는 금호타이어 연구개발의 핵심인만큼 연구 설비 첨단화에도 신경을 썼다. 연구소 관계자는 "일반 컴퓨터의 200배 이상 연산속도를 갖춘 슈퍼컴퓨터를 도입했다"며 "이 컴퓨터를 통해 새롭게 설계한 타이어를 다양한 조건에서 시뮬레이션하고 문제점을 발견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중앙연구소 개설을 통해 연구인력 및 연구개발비를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600명 수준에서 2017년까지 1000명으로 확대한다. 2016년까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율도 3% 이상 투자한다.

 

 연구개발 투자는 장기적 발전을 이끌어낼 초석이지만 워크아웃 조기 졸업이 금호타이어에는 당면 과제이기도 하다. 때문에 당장 성과를 끌어낼 수 있는 공장 증설 대신 연구소 단장에 나선 배경에 기자단의 관심이 쏠렸다.

 

 이와 관련, 김창규 금호타이어 사장은 "타이어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은 결국 원천 제품 개발 능력"이라며 "생산설비 확장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장기적 투자를 통해 경쟁력이 확보되는 R&D 투자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연구개발 투자는 2008년에 이미 시작됐다"며 이 분야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진행돼 왔음을 시사했다.

 

 물론 공장 증설을 통한 양적 성장을 게을리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잠시 중단된 미국 조지아 공장 건설에도 조만간 다시 나설 계획이다. 김 사장은 "정확한 시기는 정하지 않았지만 공사 재개 시점이 머지않았다"며 "시간문제일 뿐이지 미국 공장 진출 의지는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호타이어는 협력사와 인접한 중앙연구소의 지리적 이점도 십분 활용할 계획이다.

 

 실제 용인 일대는 고객사인 현대·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 현대모비스 등의 기술연구소가 들어서 있고 레이싱 서킷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도 가깝다. 자동차 및 부품 산업의 클러스터가 이곳에 형성돼 있는 셈.

 

 김 사장은 "완성차 업체와의 각종 협업을 위한 추가 설비 확보 계획이 있다"며 "앞으로 3개년 계획을 통해 첨단 설비를 더욱 보강해 글로벌 메이커와 견줄 수 있는 R&D 센터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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