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둥측면충돌시험 선택 놓고 의견 엇갈려

 

 지난달 29일, 국토교통부가 올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가 시작된 5종 신차의 충돌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대상은 쉐보레 트랙스, 기아차 K3, 현대차 아반떼 쿠페,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 닛산 큐브였다. 결론은 쉐보레 트랙스가 종합 안전도 평가에서 93.5점을 얻어 1위, 기아차 K3는 84.8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아반떼 쿠페가 82.5점,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82.3점, 닛산 큐브는 81.3점으로 얻었다. 분류 기준에 따라 안전도 1등급은 트랙스와 K3, 나머지 차종은 2등급으로 구분됐다.

 

 
 발표된 숫자만 보면 닛산 큐브는 5종 가운데 안전도 최하위 차종이다. 하지만 해당 결과의 객관성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닛산이 큐브의 기둥측면충돌시험을 받지 않으면서 의도적으로(?) 2점을 손해 본 것. 만약 2점을 보탰다면 큐브는 83.3점을 얻게 돼 5개 차종 가운데 아반떼쿠페(82.5점)와 쏘나타 하이브리드(82.3점)을 제치고 3위로 오르게 된다. 또한 안전등급도 2등급에서 1등급(83.1점 이상)으로 상향된다.

 

 이처럼 큐브의 안전도 점수가 높지 않은 이유는 기둥측면충돌시험 자체가 선택이라는 것에서 비롯됐다. 국토교통부는 기둥측면충돌시험 안전성의 경우 제작사 요청에 따라 시험을 한다. 같은 시기에 발표된 다른 4종이 공통적으로 해당 시험을 추가 선택, 획득한 2점을 닛산은 아예 받지 않은 셈이다. 

 


 그렇다면 닛산은 왜 기둥측면 충돌시험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한국닛산이 내놓은 표면적인 이유는 ‘굳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닛산은 지난 2010년 유럽 신차안전도 평가(NCAP)에서 큐브의 기둥측면충돌시험(Side Pole)을 받았다. 유로앤캡에 따르면 큐브는 해당 시험에서 중간 단계의 등급을 평가받았다. 유럽은 신차 안전도를 '매우 좋음(Good), 비교적 좋음(Aequate), 좋음(Marginal), 나쁨(Weak), 매우 나쁨(Poor)' 등 5단계로 구분 평가하는데, 해당 시험에서 큐브는 중간 등급인 '좋음'을 받았다. 닛산으로선 이미 유럽 내 시험에서 평균 안전도가 확보된 만큼 한국에서 동일 시행되는 시험에 굳이 호응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게다가 기둥측면충돌 시험은 제작사가 별도의 완성차와 시험 비용을 제공하는 것도 부담이 됐다. 닛산코리아 관계자는 "기둥측면충돌 안전도 검증은 유럽에서 이미 끝난 것으로 여겼다"며 "그럼에도 국내에서 굳이 추가 비용 들여가며 얻어내는 2점은 의미 없는 점수로 결론지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국토교통부의 5개 차종 안전도 시험 결과에서 큐브가 최하위를 얻은 배경이다.

 

 그러나 닛산의 선택시험 배제에 대해선 업계 내에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제품 이미지를 위한 일종의 투자(?)가 필요했다는 의견과 실질적인 시험 무용론이 맞서고 있는 것. 자동차칼럼니스트 나윤석 씨는 "닛산이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선 시험을 선택했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고, 신성대학 자동차과 나완용 교수도 "국내 소비자 접근을 위한 차원에서 받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반면 또 다른 자동차칼럼니스트 서정민 씨는 "이미 유럽에서 받은 결과가 있고, 기둥측면충돌시험 결과가 없다고 해당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며 "수입사의 선택시험 배제는 오히려 합리적으로 여겨진다"고 말해 닛산의 선택에 힘을 싣기도 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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