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고심이 깊다. 재규어와 랜드로버 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26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재규어는 현재 고전중이다.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다. 올해 7월까지 판매량은 1,02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700대에 비해 46.0% 늘었지만 이는 대부분 판촉에 따른 실적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실제로 지난 1월 재규어는 XF와 XJ에 디젤 제품군을 강화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4월 이후 판매량이 줄며 신차 효과가 희석됐다. 이에 따라 7월부터 가격 인하 정책을 도입, XF 2.2ℓ 디젤을 450만원 내리고, XF 2.0ℓ 가솔린도 600만원 내렸다. FTA 3차 관세율 축소 명분을 내세웠지만 인하폭은 꽤 컸던 셈이다. 판촉에 힘입어 XF 2.2ℓ 디젤은 7월 한 달 50여대로 판매가 회복됐지만 다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앞서 6월에는 XF 3.0ℓ 디젤과 3.0ℓ 슈퍼차저를 대상으로 소모품 평생 교환 서비스가 제공됐다. 타이어와 일반수리를 제외한 엔진과 변속기 오일, 브레이크 패드, 와이퍼 등 소모품 교환을 평생 무료화(최초 구입자)한 것. 효과는 실적으로 나타나 XF 3.0ℓ 디젤은 올해 가장 많은 33대를 6월에 판매했다. 

 

 이처럼 재규어가 실적 유지에 힘을 쏟는 반면 랜드로버는 승승장구 중이다. 판매 증가세가 뚜렷한 것. 금융 판촉없이 외장 패키지 장착만 꾸준히 제공했음에도 올해 누적 신규 등록대수는 1,647대에 달했다. 지난해 988대와 비교해 66.7% 늘어난 기록이다. 레인지로버 이보크 SD4는 월 판매량이 100대에 육박할 정도로 소위 '대박'을 내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의 모든 제품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신형 레인지로버 인기도 상당하다. 지난 2월 출시 이후 출고에만 5개월 이상이 걸린다. 주문 제작 방식이어서 대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주문이 밀린 탓도 크다는 게 랜드로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재규어랜드로버는 최근 재규어의 판매 회복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특히 내부적으로 경쟁차종인 BMW 520d와 비교해 재규어 XF 디젤의 낮은 효율(520d 복합 16.4㎞/ℓ, XF 2.2ℓ 디젤 13.5㎞/ℓ)이 판매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 가격(XF 2.2ℓ 디젤 6,090만원, 520d 6,200만원)을 520d보다 낮추는 고육지책을 썼지만 이마저도 신형 5시리즈가 나오는 시점에서 효과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수입차 관계자는 "재규어가 올해 디젤 차종을 연속 출시했지만 BMW 520d의 파괴력이 너무 세다"며 "효율과 인지도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재규어가 선택할 수 있었던 방법은 결국 가격 인하였다"고 전했다. 반면 "랜드로버의 경우 시장 내에서 지위를 위협할 수 있는 브랜드나 제품이 없어 승승장구하는 것"이라며 "이런 경향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재규어랜드로버 관계자는 "현재 시장 내에서 BMW에 대한 소비자 피로도가 상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독특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재규어의 진가를 소비자가 조금씩 체감할 수 있도록 관련 마케팅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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