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솔린처럼 조용하네"

 

 뉴 코란도C를 타본 소감은 이랬다.

 

 2년 만에 페이스 리프트(부분 변경) 된 코란도C는 주행시 소음과 진동이 개선됐다. 시속 60~70km 속도로 달릴 때 조수석에 앉아 있으면 이 차가 가솔린인지 디젤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다.

 

 과속만 하지 않으면 디젤 엔진음은 실내로 거의 안 들어왔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정차시 시동을 켜놔도 이전보다 디젤 엔진의 '딸딸'거림이 크지 않았다. 시끄럽지 않은 디젤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찾는다면 뉴 코란도C는 쇼핑리스트에 올려놔도 괜찮을 것 같다.

 

 파워트레인의 변화는 없다. 181마력과 36.7kg·m의 토크 힘을 내는 2.0 디젤 엔진과 수동 변속 기능을 더한 6단 자동변속기는 동일하다. 페달을 밟으면 초반 가속에서 약간 더디게 앞으로 나가고 변속 타이밍이 한 박자 느린 대목은 여전히 아쉽다. 핸들링도 정교한 움직임에서 약간 벗어나 있다.

 

 그럼에도 NVH(소음·진동) 개선만으로 여타 아쉬움을 잊게 해준다. 엔진 마운팅 시스템(엔진의 진동이 차체에 전달되지 않게 하는 부품) 개선과 차체 골격의 강성 보강 등을 통해 소음과 진동을 최대 10% 이상 저감시켰다는 게 회사측 설명. 정무영 쌍용차 홍보담당 상무도 "소음과 진동이 많이 좋아졌는데 뉴 코란도C의 변화 중 큰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20일 서울 역삼동에서 경기도 포천 백운계곡을 돌아오는 총 240km 코스를 달려봤다. 고속도로에서 운동 능력은 투싼ix나 스포티지R에 밀리지 않는다. 시속 140~150km 가량 속도를 올려봐도 차체 움직임은 불안하지 않았다. 뉴 코란도C는 최저 2071만원(수동)부터 팔린다. 시승차는 사륜구동을 지원하는 고급형 CVX(가격 2722만~2872만원) 모델.

 

 연비는 어땠을까. 서울에서 출발한 차가 백운계곡에 도착했을 때 계기판에 뜬 연비 수치는 10.8㎞/ℓ로 나타났다. 복합 연비는 11.6㎞/ℓ. 여름철 에어컨을 가동하고 성능 테스트를 위해 급가속을 한 것이 반영됐다.

 

 뉴 코란도C는 최근 시장에 나온 국산차 페이스 리프트 중 가장 많이 달라졌다. 전면부 디자인은 확 바뀌었는데 누가 봐도 성형수술이 됐다는 걸 알 수 있다. 업계는 대체로 수술이 잘 됐다는 반응이다. 8개 LED(발광다이오드)가 들어간 전조등을 비롯해 안개등, 그릴, 범퍼, 18인치 휠 등이 좀더 세련되게 바뀌었다.

 

 실내 인테리어 변화도 눈에 띈다. 투박하고 촌스럽던 센터페시아 라인의 디자인을 바꾸면서 휴대폰 수납공간과 아이폰 충전포트가 만들어졌다. 변속기 주변에 블랙 하이그로시 재질로 마감했는데 고급감을 준다. 최근 만난 최종식 쌍용차 부사장은 "그동안 조사해 온 실내공간의 고객 불만사항을 신모델에서 적극 반영했다"고 말했다.

 

 사실 1세대 코란도C는 회사가 어렵던 시절에 나와 디테일이 부족했다. 경쟁 차종인 투싼ix나 스포티지R에 비해 감성적인 부분이 떨어졌다. 그러나 마이너 체인지 모델의 경우 회사 사정이 이전보다 나아지면서 내외관 디자인의 디테일이 보강됐다.

 

 그중 하나가 바로 엉덩이 램프 부분이다. 어두운 터널을 지날 때 리어 램프엔 차명에서 따온 C자 모양의 라이트가이드가 뜬다. 옆 차선에서 달리던 투싼ix와 비교해 봤더니 램프 라인은 훨씬 고급스러웠다. 유명 오디오 회사인 하만의 인피니티(Infinity) 스피커 역시 꼼꼼하게 실내를 꾸민 대목이다.

 

 조금 더 개선됐으면 하는 장치도 있다. 운전석엔 여름철에 유용한 통풍시트를 제공하지만 조수석엔 없다. 자동시트 조절기능 또한 조수석엔 슬라이딩 방식이어서 편의성이 약간 떨어진다.

 

 쌍용차는 이달부터 올 연말까지 내수 시장에서 뉴 코란도C를 총 9000대 팔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근 들어 평균 1500여대 팔리는 월 판매량을 1800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것. 업그레이드 된 상품성을 뜯어보면 목표 달성도 어렵지 않아 보였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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