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앤마힌드라그룹(이하 마힌드라)이 한국 기업과 대규모 합작투자를 추진한다. 쌍용차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국내 자동차부품업체와 공동 투자를 늘려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타타자동차로 잘 알려진 타타그룹과 함께 인도 최대 기업으로 꼽히는 마힌드라는 쌍용차를 포함해 123개의 자회사를 갖고 있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마힌드라는 한국 기업과 6건의 합작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1~3년 안에 이들 기업과 함께 합작투자회사를 세워 자동차 램프, 주차지원시스템, 시트(좌석), 차량용 오디오·비디오 통합시스템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마힌드라는 차량 전장(전자장치) 전문업체 모토텍, 자동차 내비게이션 및 AV(오디오비디오)시스템 개발업체 디젠 등과 합작투자를 모색하고 있다. 이들 업체와 공동으로 인도에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그룹 자동차농기계 부문 사장(사진)은 이날 기자와 전화통화를 갖고 “신차 개발을 위해 삼성SDI, 포스코, 만도, 한국델파이 등과도 협력하고 있으며 한국 부품 구매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차의 품질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한국의 우수한 부품업체와 함께 인도에 합작회사를 세워 부품을 직접 조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마힌드라는 이미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효림산업과 손잡고 프로펠러 샤프트를 만들고 있다. 이 제품은 후륜이나 4륜 구동차량의 앞·뒷바퀴를 연결하는 구동축으로, 엔진 동력을 차량 뒤쪽까지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효림산업은 마힌드라의 자동차부품 계열사 마힌드라 소나와도 기술제휴를 맺고 마힌드라가 출시하는 신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등 제휴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2004년부터 쌍용차의 11인승 RV(레저용 차량) 로디우스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해 90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마힌드라가 한국 업체와의 합작투자에 적극 나서는 것은 신차의 품질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합작사로부터 싼값에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해 마힌드라와 쌍용차에 공급하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부품업체의 뛰어난 기술력을 활용하면 신차의 품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적자에 시달리던 쌍용차가 이익을 내기 시작한 것도 마힌드라가 투자를 늘리게 된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쌍용차는 지난 2분기에 9070억원의 매출과 3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6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국내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올 1~7월 전년 동기보다 23.5% 늘어난 8만1996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고엔카 사장은 쌍용차의 실적호전 비결에 대해 “마힌드라의 투자를 바탕으로 재무 안정성을 갖추고 좋은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쌍용차 인수 당시 먹튀 논란에까지 휘말렸지만 마힌드라는 한국에 장기 투자계획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소프트웨어 회사인 테크 마힌드라의 한국 지사를 설립한 데 이어 금융회사인 마힌드라 파이낸스의 한국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본 기사의 저작권은 한국경제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