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가 순수전기차 SM3 Z.E의 사전 계약에 돌입하면서 본격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더욱이 르노삼성차는 환경부 보조금 1,500만원에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더하면 국산 준중형차 가격으로 전기차를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 일반 소비자의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보조금 지급 대상을 두고 환경부와 지자체가 정책 갈등을 벌이면서 보조금 지급 대상은 한정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환경부에 따르면 환경부가 순수 전기차 구매자에게 지원하는 보조금은 1,500만원으로 전국 동일하다. 그간 일부 공공기관과 지역적 제한을 적용했던 것에서 벗어나 올해부터 10대 전기차 선도도시(제주, 서울, 대전, 광주, 창원, 영광, 당진, 포항, 안산, 춘천)에 한해 민간까지 보조금 지원을 확대키로 한 것. 

 

 
 하지만 문제는 보조금 지원이 지방자치단체의 사업계획에 따른다는 점이다. 때문에 지자체 사업계획에 개인 구매자 지원이 없다면 일반 소비자가 전기차 구매를 원하더라도 보조금은 받을 수 없다. 현재까지 민간에게 보조금 지급을 결정한 곳은 제주도 뿐이다. 이외 서울은 개인보다 카셰어링 사업자 지원에 중점을 두기로 결정, 사실상 개인 구매자는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대규모 산업 단지가 위치한 경남 창원, 전남 영광, 충남 당진, 경북 포항 등은 산업단지 내에서 업무용차를 전기차로 변경하는 일에만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제주도 역시 모두에게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보급 대상을 1차 160대로 한정한 것. 국가유공자(1~3급), 장애인(1~3급), 다자녀 가정(3자녀 이상) 등을 우선 지원하며, 해당 차종은 기아차 레이 EV, 르노삼성차 SM3 Z.E.(10월 출시), 한국지엠 스파크 EV(10월 출시) 등 3종이다. 환경부 보조금 1,500만원에 제주도비 800만원 등 총 2,300만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고, 구매자는 완속충전기 1대(800만원 이내)를 추가로 지원받을 수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된 지원 신청 공모 기간은 오는 26일까지다. 지원자가 160명을 넘을 경우 최종 선정은 추첨으로 이뤄진다. 지원을 통해 구매한 사람은 구입일로부터 최소 2년간 타인에게 판매 또는 양도할 수 없다. 위반할 경우 보조금이 회수되며, 전기차 구매에 따라 완속충전기를 설치한 경우 설치일로부터 월 통신 사용료 5,000원 정도를 납부해야 한다.

 


 이처럼 지원 숫자가 한정된 이유는 우선적으로 도내 전기차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누구나 전기차 구매에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셈이다. 게다가 수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지원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와 관련 환경부 관계자는 "전기차 10대 선도도시에 한해 환경부 보조금을 민간까지 확대하는 것은 맞지만 이는 전적으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정책과 맞물려 가는 것"이라며 "만약 개인 보급에 지자체 의지가 없다면 일반 소비자는 전기차를 구매하려 해도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주도는 개인 보급을 위해 160대를 1차적으로 도민에 지원할 예정"이라며 "1차 공모로 전기차 수요를 파악한 후 2차 공모의 여부, 지원 범위, 대상, 지원금 규모 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전기차 개인 구매에 정부 지원이 사실상 막힌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환경부 보조금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친환경차 운행이 늘어나면 환경오염이 줄어들고, 석유 자원 낭비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 전기를 생산하거나 저장하는 데 새로운 비용이 추가된다는 점에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세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전기차 지원에 대한 재원 마련안도 걱정 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친환경 측면에서 효용성이 높은 이동 수단임에 틀림이 없지만 활성화를 위해선 전기 생산과 저장, 정부 재원 마련 방안 등 선결과제가 필요해 공급을 폭발적으로 늘리기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전기차 정책은 대량 보급보다 전기차 운행을 늘려 전시 효과에 기대는 측면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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