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매월 경영회의 때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을 확인한다. '쏘나타'와 'K5'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팔기 시작한 뒤 보고자료에 하이브리드카 판매량도 별도로 표시하도록 했다.

 

 정 회장이 관심을 쏟는 만큼 지난해 두 차종은 시장에 안착했다. 그러나 올 들어 쏘나타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늘어난 반면 K5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줄었다. 이 와중에 독일산 디젤 중심의 수입차시장에서 토요타가 하이브리드 모델의 가격을 인하하며 판매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쏘나타 판매가 6.5% 감소했으나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는 22.2%가 증가한 7145대였다. 반면 K5 하이브리드 모델은 13.5% 감소한 4111대였다. K5가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를 앞두고 대기수요가 증가하면서 34.9% 급감한 데 비하면 나은 성적표다.

 

 현대차의 '아반떼' 하이브리드와 기아차의 '포르테' 하이브리드까지 포함한 전체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지난해 1만1786대에서 1만1888대로 약 0.87%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한국토요타의 경우 올해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2377대에서 2849대로 19.9% 늘어났다. 지난 한 해 토요타와 렉서스를 합쳐 모두 6000대의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해 절대량은 아직 적지만 전년 대비 69.8% 증가하는 등 하이브리드시장 점유율을 급격히 끌어올렸다.

 

 올 상반기 일등공신은 가솔린 모델보다 낮은 가격을 매긴 'ES300h'로 1301대가 팔렸고, 2830만원으로 가격을 내린 '프리우스'가 746대, 역시 가격을 300만원 인하한 캠리 하이브리드 559대 등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토요타의 가격인하로 판매가 늘자 현대·기아차 역시 5월부터 가격할인으로 맞불을 놓았다. 한국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전용모델인 '프리우스' 가격이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 최저가형 2865만원보다 싸지면서 '쏘나타 하이브리드' 가격을 내린 것.

 

 현대·기아차는 5월에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해 '200만원+알파'의 할인폭을 적용했다. 6월에는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200만원, K5 하이브리드는 250만원(혹은 180만원+2% 금리)을 깎아줬고 7월에도 동일하다.

 

 토요타는 지난 3월 하이브리드카 판매 500만대를 돌파하며 글로벌 하이브리드카시장의 선발주자로서 국내 입지를 다지려 하고 있고 현대·기아차는 후발주자로서 맹추격하는 것.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안방에서 토요타에 하이브리드시장을 호락호락 내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지난 5월부터 판촉을 강화하면서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 판매가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다"며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판매를 더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택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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