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산 자동차 시장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경차부터 소형, 중형, 대형차 까지 체급별로 모두 판매가 감소하며 국산 승용차 시장은 전년대비 3.8% 위축됐다. 장기 불황에 따른 전반적 수요 감소에 수입차 시장잠식이 겹친 결과다.

 

 레저인구 증가로 오로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다목적차량(CDV) 판매만 늘어난 정도다.

 

 하지만 각 체급별로 선전한 모델도 분명히 있었다. 내수 부진에도 소비자들의 이목을 끈 이들 모델이 없었다면 상반기 국산차 판매 결과는 더욱 참담했을 것이 분명하다. 상반기 자동차 체급별로 어떤 모델들이 국산차 추락의 안전판 역할을 했을까?

 

기아차 모닝

 

◇경차 살린 '베스트셀링' 모닝=기아자동차 모닝은 경차시장의 버팀목이었다. 상반기 모닝은 전년 동기대비 0.9% 감소한 4만6809대가 판매됐다. 판매가 전년보다 늘어나지는 못했지만 상반기 전체 경차 판매가 17.9% 급감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과다. 국산 경차는 모닝을 포함해 한국GM 쉐보레 스파크, 기아차 레이 세 차종이 판매되는데 상반기 레이와 스파크 판매는 각각 49.7%, 16.2% 추락했다. 더욱이 모닝은 상반기 국산차 전 체급을 통틀어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링카' 이기도 했다.

 

 경차의 가장 큰 구매포인트인 연비와 가격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이 모닝이 선전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모닝(1.0 가솔린 모델 자동변속기 기준)의 연비는 15.2km/ℓ이며 가격은 908만~1318만원. 스파크(1.0 가솔린 S모델 기준)의 연비(15.3km/ℓ)와 가격(1281만~1373만원)과 비교하면 연비는 비슷하고 가격은 저렴하다. 연비와 가격은 불황에 차 소비자들이 가장 눈여겨보는 부분이기도 하다.

 


쉐보레 아베오

 

◇쉐보레 아베오, '나 홀로' 판매 늘어난 소형차=한국GM 쉐보레 아베오는 소형차 체급에서 유일하게 판매가 늘어난 모델이었다. 상반기 아베오는 전년대비 70.9% 증가한 1668대가 팔렸다. 상반기 국산 소형차 전체 판매는 11만7718대로 전년대비 3.2% 감소했다. 현대차 엑센트와 기아차 프라이드의 판매가 각각 1.3%, 34.7% 꺾인 것과 비교하면 아베오의 상반기 약진이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상품성 개선 모델의 성능이 기존 모델보다 올라가 불황에도 판매가 늘어났다는 것이 한국GM의 설명이다. 상품성 개선 모델에는 GM의 차세대 6단 변속기가 장착돼 기존 모델보다 트림별로 2%~9.5%까지 연비가 개선됐고, 변속타이밍도 최대 40% 빨라졌다.
 


현대차 쏘나타

 

◇'대기수요' 없다, 중형차 쏘나타=현대차 쏘나타는 국산 중형차 가운데서 가장 돋보였다. 상반기 쏘나타는 전년대비 6.5% 감소한 4만6380대가 팔렸다. 판매가 줄긴 했지만 상반기 국산 중형차 판매가 18.9% 줄어들어 전체 차급에서 감소폭이 가장 컸다는 점을 떠올리면 '선전'에 속한다. 더욱이 현재 판매중인 쏘나타는 지난 2009년 출시된 모델로 내년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다. '대기수요' 압박에도 불구하고 선전한 셈이다.

 

 상품성 개선 모델이 끊임없이 출시되고 가격인하도 단행돼 속절없이 무너진 중형차 시장에서 그나마 선전했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지난 달 출시된 2014년형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는 발광다이오드(LED) 주간전조등, 18인치 알로이 휠 등 사양을 추가했지만 가격은 소폭 내렸다. 올해 1월에는 '쏘나타 2.0 모던' 모델의 가격이 22만원 조정되기도 했다.

 


현대차 그랜저

 

◇그랜저, "상품성 올리고 가격 내려=현대차 그랜저는 '대형차 추락'의 안전판 역할을 했다. 그랜저는 올해 상반기 전년과 같은 수준인 4만6556대가 판매됐다. 같은 기간 국산 대형차 전체 판매는 3.4% 감소한 8만2225대에 머물렀다.

 

 그랜저 역시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와 가격인하 효과를 받아 추락한 대형차 체급에서 돋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 출시된 그랜저 상품성 개선 모델은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을 기존의 가로형 윙 타입에서 세로형을 바꾸고 하이패스시스템이 장착된 ECM 룸미러, 6인치 컬러 TFT-LCD 창이 적용된 최고급 CDP & MP3 오디오 등 사양을 전 모델에 기본 적용해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최근에는 3.3 셀러브리티 모델의 가격이 100만원 인하됐다.

 

 

안정준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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