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제네시스가 지난 6월 내수 판매 895대를 기록했다. 출시 이후 가장 낮은 성적이다.

 

 11일 현대차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지난 2008년 BMW 535i와 메르세데스-벤츠 E350 등 수입 중형차를 겨냥해 출시됐다. 첫 해와 2009년 월 평균 2,300대 이상 판매되며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하지만 기세는 급속도로 낮아졌다. 단적으로 올해 월 평균 판매는 1,100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수입차는 역습을 시작했다. BMW 5시리즈(투어링 제외)는 2009년 월 평균 321대 수준에서 올해 1,305대로 4배 이상 증가했다. 벤츠 E클래스 세단 역시 2009년 월 297대에서 2013년 991대로 늘었다. 아우디 A6는 같은 기간 판매가 2배 넘게 성장했다. 최근에는 주춤하던 일본과 미국 업체도 가세했다. 렉서스 ES가 월 300대 이상 판매되고 있으며, 링컨 MKZ도 지난달 65대 팔렸다.

 

 이 같은 수입차 공세에 현대차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제네시스 붕괴는 곧 수입차 시장으로 빠져나가는 소비층을 방어할 바람막이가 없어지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현재 제네시스 수요층은 에쿠스나 그랜저로 흡수되기보다 상당수가 수입차로 흘러들어갈 공산이 크다. 

 

 제네시스를 수성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현대차의 중추인 그랜저가 수입차 견제 대상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수입차가 그랜저를 상대로 공세를 퍼붓는 것은 현대차 내수 시장 전체를 두고 흔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월 8,000대의 수요가 해체되기 시작하면 현대차의 존재감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때문에 현대차는 오는 11월 출시할 신형 제네시스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수입차와 직접 경쟁하기 위한 새로운 디자인과 다양한 엔진을 갖추고 신기술도 대거 채용했다. 현대차 세단 최초로 사륜 구동 시스템도 적용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는 수입차 공세를 막고 그랜저를 보호하는 역할"이라며 "제네시스 붕괴는 곧 그랜저 위기이며, 이는 다시 현대차 내수 기반을 흔드는 것"이라며 "수입차 열풍 속에서 제네시스를 사수하는 것이 현대차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는 신형 제네시스를 내년 상반기 내놓을 예정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본 기사의 저작권은 오토타임즈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