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자동차기업 다임러는 9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자회사인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신형 기종을 판매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다임러 대변인은 프랑스 정부가 유럽연합(EU)의 규격에 어긋나는 차량용 냉매를 사용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일부 기종에 대해 판매를 금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판금 대상에는 지난 6월 12일 이후로 생산된 메르세데스-벤츠 가운데 스포츠카 모델인 SL 클래스와 소형 세단 A, B 클래스가 포함됐다.

 

 올해 초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목표로 하는 새 EU 환경 법규가 발효됨에 따라 그동안 냉장고와 에어컨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온 냉매 'R134a'의 사용이 금지됐다. R134a는 그 온실가스 배출량이 이산화탄소의 1천배에 달한다. 그러나 다임러는 대체제로 제시된 신냉매(R1234yf)는 인화성이 높아 안전상에 문제가 우려된다며 기존 냉매의 사용을 고집해 왔다. 신냉매 제조사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지만, 독일 정부는 다임러 측의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여 R134a의 사용을 용인했다.

 

 다임러는 프랑스를 제외한 그 어떤 나라에서도 기존 냉매를 사용하는 것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보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현재 다임러의 이 같은 태도가 EU 지침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가리기 위한 자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위반 사실이 확정되면 그에 상응하는 제재에 나설 것이라고 한 집행위 관계자가 경고했다. 집행위는 아울러 독일 정부에도 항의의 뜻을 전달하고, 오는 9월까지 이 사안을 해결할 것을 공식 촉구헀다.

 

 한편 독일 정부의 한 관계자는 프랑스의 이번 판금 조치에 대해 "앞서 EU에서 자동차 매연 규제와 관련해(프랑스와 대립각을 세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태도가 한몫했음을 부인할 순 없다"고 말했다. 다임러 등 여러 자동차기업이 포진한 독일은 EU 내 이산화탄소 규제 완화를 촉구해왔다. 이번 메르세데스-벤츠 판금 조치에 대해 프랑스 정부 관리들은 확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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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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