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국내영업본부는 지난주 긴급 대책 회의를 열었다. 판매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해서다. 지난달에는 전달보다 판매가 25%나 줄었다. 월간 판매 1만대 선이 깨질 위기에 놓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여름 비수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다”며 “이달에 차량을 사면 휴가비로 최대 150만원을 지원하는 등 마케팅에 총력전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라진 신차 효과

 

자동차 업계의 내수 침체가 깊어지고 있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 한국GM, 쌍용차,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올 상반기 국내에서 전년보다 2.7% 줄어든 67만2813대를 판매했다.

 

지난달 실적이 특히 저조했다. 영업일수(19일)가 전년보다 하루 줄어든 것을 감안하더라도 판매 부진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5개사의 국내 판매는 전년보다 8% 줄어든 11만대였다. 쌍용차와 르노삼성을 제외하고 한국GM(-25.0%), 기아차(-10.5%), 현대차(-7.0%) 모두 판매가 줄었다.

 

 지난달 출시된 기아차의 신형 K5(더 뉴 K5)와 르노삼성의 SM5 TCE도 신차 효과를 보지 못했다. K5는 지난달 5723대가 판매돼 전년 동월보다 16.7% 감소했다. 사전계약대수 8615대가 6월 실적으로 전부 반영되지 못한 데다 지난달 초 노사 간 주말특근 문제로 인한 대결 등으로 구형 K5 영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아차의 신형 카렌스도 921대가 팔려 1000대 아래로 떨어졌다.

 

SM5도 오히려 판매가 줄었다. 지난달에 전달보다 3.6% 줄어든 2303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이중 1.6ℓ 터보 엔진을 얹은 SM5 TCE는 1200여대가 계약됐지만 노조 파업으로 360대밖에 출고되지 못했다. 반면 쌍용차는 코란도 스포츠가 판매를 견인하며 전년보다 39% 증가한 5680대를 판매하며 나홀로 선전했다.

 

◆국내 공장 생산도 빨간불

 

 해외 수출 대수도 급감해 국내 자동차 산업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난달 5개사가 국내 공장에서 해외로 수출한 차량은 28만대로 전년 동월보다 7.5% 줄었다. 현대차는 주말특근을 하지 못해 올 상반기 국내공장 수출이 전년보다 10.4% 감소했다.

 

 반면 해외공장에서 만든 차량 판매는 23.2% 증가했다. 기아차도 같은 기간 국내 공장 수출대수가 3.5% 줄었다.

 

 자동차 업계는 2분기 실적이 작년 동기보다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실적이 좋지만 지분법 이익으로 처리돼 국내 실적에는 반영되지 않는다”며 “현대차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1.6%에서 올 상반기 10%대로, 기아차는 9.8%에서 8%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3분기 노조와의 임금 및 단체협상이 실적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본다. 기아차 관계자는 “전체 자동차 산업수요가 6%대로 줄어든 데다 수입차의 공세도 거세 올해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최근 노사 합의로 주말특근을 재개했고 증설을 끝낸 광주공장의 UPH(시간당 생산대수)를 올리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7월부터는 국내공장 생산이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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