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은 '배기량은 작지만 힘은 더 센'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낼 전망이다. 국산차 업체들이 고성능 터보 차의 출시를 늘리고 있어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하반기 무렵 준중형 세단 크루즈와 소형차 아베오의 1.4ℓ급 가솔린 터보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두 차종에 들어가는 터보 엔진은 쉐보레 트랙스에 장착된 엔진과 동일한 사양이다. 현재 한국GM은 부평공장에서 1.4 터보 엔진을 생산해 트랙스의 수출 차종에도 적용하고 있다.

 

(사진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하반기 출시를 앞둔 국산 터보 모델.
쉐보레 크루즈 터보, 쉐보레 아베오 터보, 기아 K3 쿠페.

 

 1.4 터보 엔진의 동력 성능은 기존 1.6ℓ 엔진의 114마력 15.1㎏·m을 뛰어넘는 140마력 20.4㎏·m의 힘을 낸다. 배기량이 작아도 트랙스의 가격을 제조사가 높게 책정한 이유다.

 

 기아차는 오는 8월 출시 예정인 K3 쿠페에 최고출력 204마력을 내는 1.6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을 예정이다. 고성능 차종이 많은 쿠페 특성상 소비자의 성능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 현대차 벨로스터 터보와 같은 고성능 소형차 라인업을 꾸린다.

 

 르노삼성은 지난 3일 출시한 SM5 TCE에 닛산의 1.6ℓ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을 얹어 '1.6 중형 세단' 시대를 열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SM5 전체 판매량 중 TCE 모델을 약 30% 정도 잡았는데 지금까지 1000대 이상 계약대수를 올렸다"며 "회사 목표 이상의 실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국산차 시장의 터보 경쟁은 최근 기아차와 르노삼성 간의 터보 신경전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K5 2.0 터보와 SM5 1.6 터보의 제품 비교 싸움이 대결 구도를 뜨겁게 하고 있다.

 

 터보차저(Turbo Charger) 엔진은 배기가스를 활용해 압축한 공기와 연료를 엔진 실린더에 직접 분사해 출력을 높인 기술이다. 힘 좋고 연료소비효율이 뛰어나고 달리는 즐거움마저 더한 것을 특징으로 한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선 BMW, 아우디와 폭스바겐 등 독일차 메이커들이 연료 효율과 성능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터보 디젤로 판매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도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의 장착 비중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유럽연합(EU)과 미국 정부의 배기가스 규제가 더욱 강화되면 성능은 유지하면서 배출가스 줄이는 다운사이징 기술력 싸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요타는 2014년~2015년께 미국 시장에 처음으로 다운사이징 된 2.0ℓ 4기통 터보차저 엔진을 장착한 렉서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는 현재의 직분사 엔진을 대체하는 것. 터보 차가 많은 미국 고급차 시장의 경쟁력 강화 차원으로 알려졌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아키오 사장이 최근 주문하고 있는 차량 개발 방향은 '재미 있는 차 만들라'는 것"이라며 "터보 엔진 투입은 도요타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량으로 시장 점유율을 강화해 가는 방향성은 유지하면서도 다각도로 대응 방안을 고려하는 사업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본 기사의 저작권은 한국경제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