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어맨 W의 최상위급 차종이 추가됐다. 보우 에디션이다. '쇼퍼 드리븐' 성격이 강조되는 만큼 소비자를 위한 뒷자리 거주성과 편의 장치를 보강한 것. 여기에 스코틀랜드 브릿지 오브 위어社(이하 보우)의 최고급 가죽시트를 넣어 고급스러움을 더욱 높인 것이 특징이다. 체어맨 W CW700 4트로닉 보우 에디션을 시승했다.

 

 ▲디자인

 중후한 멋은 그대로 유지됐다. 경쟁 차종이 현란한 선으로 날렵한 분위기를 내는 것과는 다른 맛이다. 무게감이 느껴지는 전통적인 플래그십 디자인이다. 그러나 둔해 보이지 않는다. 동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한 덕분이다. 역동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밸런스는 당당하다고 표현할 만하다. 특히 휠베이스를 중심한 앞뒤 균형미는 플래그십으로서의 위용을 뽐낸다. 세로형 그릴은 위아래 폭이 넓어 압도적인 느낌을 낸다. 으레 플래그십은 크롬 소재 사용이 두드러지지만 체어맨 W는 최대한 억제해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헤드램프는 고휘도 LED 방향지시등과 두 개의 프로젝션 램프로 구성됐다. 리어램프도 LED로 제작됐으며, 급제동 시 제동등을 1초에 4회 점등하는 긴급 제동 경고 기능이 들어갔다. 후면 역시 당당함을 주저하지 않도록 선이 굵은 디자인이 차용됐고, 대형 범퍼 아래에 크롬 테두리의 트윈 머플러를 적용했다.

 

 

 실내는 현란하지 않고 단정하게 정돈된 센터페시어 버튼이 눈에 띈다. 최근 플래그십 디자인의 추세가 깔끔함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어울리는 표현이다. 일목요연하게 필요한 버튼만 집중 배치해 조작 편의성과 함께 미적 감각을 살렸다. 무광 나뭇결 재질에서는 편안함이 느껴진다.

 

 

 스코틀랜드 보우사(社) 최고급 가죽시트는 쌍용차가 특히 신경을 쓴 부분이다. 뒷좌석에 앉아 촉감을 확인해보니 전반적으로 질감이 우수하고, 몸을 감싸는 안락함이 두드러진다. 타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거실 쇼파에 적당히 기대앉은 것 같다. 뒷좌석에 적용된 안마 기능 역시 장거리 이동에 빠져서는 안 될 장치로, 승차 중 피로를 풀어준다. 쇼퍼 드리븐이라는 성격에 최적화 된 기능과 소재들이다.

 

 

 뒷좌석은 2인승으로 구성했고, 남는 중앙 공간은 각종 편의장치를 마련했다. 팝업 기능을 갖춘 스마트기기 수납함과 국내 최초로 무선충전패드를 적용해 그야말로 '움직이는 집무실'이라는 컨셉트에 충실했다. 1열 조수석 시트는 앞쪽으로 최대한 붙여 기울일 수 있다. 뒷좌석 거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전 세대에서도 상당히 편리한 기능으로 소비자가 선호했던 부분이다. 예전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점은 보수적인 소비자 성향을 살펴봤을 때 훌륭한 전략이 아닐 수 없다.

 ▲성능

 CW700에는 3,598㏄ 직렬 6기통 DOHC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이 장착된다. 최고 250마력, 최대 35.0㎏R28;m를 낸다. 변속기는 벤츠의 7단 변속기가 조합됐다. 구동방식은 풀타임 AWD인 4트로닉이 장착됐다. 주행안정성이 더욱 강조되는 오늘날 플래그십이라면 빠질 수 없는 장치다.

 

 

 벤츠의 동력계가 주는 무게감은 외형의 그것만큼이나 수준이 높다. 기본적으로 신뢰를 보내도 아깝지 않다는 뜻이다. 하지만 다소 뒤처져 있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쌍용차는 향후 체어맨에 디젤 엔진을 비롯해 독자 개발한 동력계를 장착할 계획이다. 향후 체어맨에서 '벤츠'를 지워냈을 때 소비자가 느끼는 상실감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과격한 주행을 전제하지 않기에 부드러운 출발 가속은 더욱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차의 특성상 요란하지 않게 편안히 움직일 수 있다면 그만이다. 가속 페달에 힘을 주면 점진적으로 속도를 붙여 앞으로 나아간다. 힘차게 나가되 부드러움을 끝까지 잃는 법이 없다.

 

 한계 속도에 다가가도 좀처럼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3.6ℓ에 이르는 엔진의 힘이 큰 차체에 비해 부족하지 않다. 변속 충격 역시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차체가 흔들리거나 불안한 모습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곡선 주로에서도 네 바퀴에 힘이 모두 걸리는 4륜구동의 장점이 충분히 살아난다.

 승차감은 쇼퍼 드리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항목이다. 구매자 대부분이 뒷좌석에 타기 때문이다. 잠시 다른 사람에게 운전을 맡기고 뒷좌석에 앉아봤다. 소재의 질감을 떠나 전반적으로 엉덩이에 닿는 느낌이 안락하다. 불규칙한 노면의 굴곡도 흔들림 없이 몸을 받친다. 독일차와 비교해 다소 과하다고 느껴질 법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승차감은 개인 성향의 영역이다. 젊은이들에겐 심심한 승차감일지 몰라도 주요 구매층에게는 더없이 훌륭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총평

 중후한 외모, 고급스러운 실내, 안락한 승차감, 높은 주행성능 등 체어맨 W는 플래그십이 응당 가져야할 품위를 고루 갖춘 차임에 분명하다. 과거부터 국내 대표 플래그십으로서 인정받아온 높은 상품성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최고급 가죽시트의 추가는 쇼퍼 드리븐의 성격을 더욱 극대화하는 하는 요소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라면 역시 아직 완전변경 계획이 잡혀있지 않다는 점이다. 시대 흐름에 다소 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것. 그러나 큰 변화를 바라지 않는 타깃 소비층의 보수적인 성향에 비춰봤을 때 체어맨 W 보우 에디션의 작은 변화는 고급 대형 플래그십의 입지를 더욱 다지는 결과를 낼 수도 있다. 가격은 8,543만원이다.

 

 

 

 

 

 

 

 

 

 

 

 

 

시승/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사진/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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