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의 중형 디젤 전략이 서서히 불을 지피고 있다. 이미 중형 디젤 제품이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감안, 여러가지 가능성을 놓고 저울질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최근 싱가포르로 수출된 300여대의 SM5 플래티넘은 2.0ℓ 디젤엔진과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기존 QM5에 적용된 파워트레인과 동일하다. 한 마디로 중형 디젤 제품은 현재 보유한 셈이다. 수출되는 택시는 맞춤형으로 제작돼 일부 편의기능이 배제돼 있지만 품목 보강이 이뤄지면 언제든 국내 시장 투입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도 중형 디젤 세단의 국내 투입 카드는 버리지 않고 있다. 게다가 유럽 출신인 프로보 사장도 디젤 세단의 국내 투입에 대해선 매우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는 올초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M5 디젤의 국내 투입은 염두에 있지만 시장성 등을 감안할 때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르노삼성이 어렵게 생각하는 부분은 진동과 소음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진동소음에 상당히 예민한 만큼 현재 보유한 디젤 세단을 출시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이와 관련, 르노삼성 제품개발 관계자는 "싱가포르로 수출되는 디젤 택시는 진동소음이 비교적 완화된 기준이 적용됐지만 국내는 전혀 다르다"며 "소비자 만족을 위한 제품 개선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장성도 여전히 검토 대상이다. 수입차와 달리 국산 디젤 세단이 등장했을 때 점유율 확보 가능성이 얼마나 높냐는 것. 특히 중형세단은 가솔린 절대 선호도가 지배적인 시장이어서 디젤이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어서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시장성이 전혀 없어 보이지 않지만 가솔린 대비 비싼 가격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많은 생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과거 디젤 세단이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점도 부담이다. 현대차가 가솔린 하이브리드 등장 이전까지 쏘나타 2.0ℓ VGT를 판매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못했다. 게다가 수입차와 달리 국산 디젤은 가솔린 대비 가격이 비싼 점도 소비자들이 디젤에 호감을 갖지 못한 이유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르노삼성 입장에선 중형 디젤 제품 개선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차피 택시로 수출해도 향후 지속적인 거래를 위해 제품개선은 필요한 만큼 그 과정에서 국내 출시까지 고려하는 전략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중형 디젤 카드는 버리지 않고 있다"며 "내놓는다면 언제라고 장담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본 기사의 저작권은 오토타임즈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