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효과를 등에 업은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인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닛산의 고급차 브랜드 인피니티는 글로벌 베스트셀링카인 인피니티 G25 모델 가격을 570만원 내린 3천770만원에 판매한다고 5일 밝혔다.

 

 이는 다른 업체처럼 판촉 차원에서 일시적으로 가격을 내린 게 아니라 아예 공식 소비자가격을 끌어내렸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 모델은 14년 연속 '워즈 오토 10대 엔진'으로 선정된 2천500㏄급 VQ엔진을 장착했다. 최고출력 221마력(6천400rpm)에 최대토크 25.8㎏·m(4천800rpm)의 성능을 자랑한다.

 

 뛰어난 주행 성능과 엔진 효율성으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꾸준히 인기를 얻는 차량이다.

 

 인피니티는 6월 한달 간 사전 예약을 받은 뒤 내달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 본사를 홍콩으로 이전하고 글로벌 공격 경영을 선포한 뒤 한국에서의 첫 공격적 마케팅"이라며 "상위 모델 신차인 '인피니티 Q50'의 하반기 출시에 앞서 브랜드 확장 전략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인피니티가 이처럼 큰 폭의 가격 인하를 단행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엔저 효과가 자리잡고 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인피니티는 주로 일본에서 생산·수출하는 브랜드로 엔저에 따른 수출 가격 인하 혜택이 크다.

 

 혼다도 이달 국내 시장 진출 10주년 기념으로 차값을 할인해주는 대대적인 판촉 행사에 들어갔다.

 

 글로벌 베스트셀링카인 어코드 2.4 모델은 100만원, 크로스투어와 어코드 3.5 모델은 200만원씩 할인해준다. 또 프리미엄 해치백 시빅 유로는 300만원의 파격적인 현금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토요타는 지난달에 이어 이달 가격 할인 마케팅을 이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토요타는 캠리 가솔린(2천500㏄), 캠리 하이브리드, 캠리 V6(3천500㏄) 등 '캠리 3총사' 구매 고객에게 200만∼400만원을 지원한다.

 

 이와 더불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벤자 전 트림(2천700㏄·3천500㏄ AWD)과 스포츠카인 토요타 86(자동변속기 모델) 구매 시에는 700만원을 할인해주고 미니밴 시에나도 현금 구매 시 100만원을 깎아준다.

 

 이러한 일본차의 가격 할인 공세는 뚜렷한 판매 증가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토요타의 경우 지난달 가격할인 판촉에 힘입어 총 1천316대를 판매, 2009년 10월 국내 시장 진출 이래 월간 기준 최대 판매고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3%나 늘어난 실적이다.

 

 이는 지난달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르노삼성, 한국지엠 등이 줄줄이 신장세가 꺾인 것과 비교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차가 엔저에 따른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파상공세를 벌이는 형국"이라며 "당분간 국산차와 일본차 간 가격 부문의 진검승부가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성호 기자 lucho@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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