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 체로키·리버티 270만대 리콜 요구 거부

미국 자동차제조업체인 크라이슬러가 결함이 확인된 270만대 가량의 차량에 대해 리콜을 시행하라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요구를 4일(현지시간) 거부했다.

리콜 대상 차량은 1993∼2004년 생산된 지프 그랜드 체로키와 2002∼2007년 생산된 지프 리버티로, 현재 운행 중인 차량은 대략 270만 대다.

NHTSA는 2010년 시민단체 '오토 세이프티'의 요청으로 크라이슬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안전성에 대한 조사를 벌여 체로키와 리버티의 후미가 충격을 받았을 때 연료탱크가 고장 나거나 불이 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료탱크 위치와 지면으로부터 높이 등 디자인이 잘못 설계됐다는 것이다.

2005년 이후 생산된 그랜드 체로키와 2007년 이후 생산된 리버티의 연료탱크는 이전 모델과 달리 뒤차축(rear axle) 앞에 설치됐다.

크라이슬러는 리콜 거부 배경과 관련, 지난 30년간 축적된 관련자료를 인용해 후미 충격으로 (관련 모델에서) 화재가 발생하거나 연료가 새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또 차량 충돌에 의한 사망사고는 주로 정면과 측면 충격 혹은 차량 전복 시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NHTSA 측은 그동안 그랜드 체로키의 후미충격과 이에 따른 화재사고로 최소 44명(32건)이 사망했고, 리버티 역시 후미충격 사고로 최소 5명(5건)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두 차량의 경우 다른 차들과 비교해 추돌사고가 발생했을 때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비율이 배 이상 높았다고 강조했다.

NHTSA는 크라이슬러가 리콜을 빨리 시행하지 않을 경우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jslee@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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