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카페리에 '카(car)'가 없는 까닭은

인천과 중국을 오가는 한중 국제여객선은 업계에서는 한중카페리로 더 많이 불린다.

카페리(car ferry)는 승객과 자동차를 동시에 실어나르는 배를 뜻한다.

그러나 한중카페리에 자신의 자동차를 직접 싣고 여행을 떠나는 승객은 거의 없다. '페리(ferry)'는 있지만 '카(car)'는 없는 셈이다. 왜 그럴까.

자가용을 배에 싣고 가 중국 대륙을 여행할 수 있는 자가용 여행은 2006년 한중해운회담 합의에 따라 인천∼웨이하이 항로에 처음 도입됐다.

2006년 5월에는 여객선사 위동항운 직원들이 중국에서 실제로 승용차를 배에 싣고 와 한국에서 4일동안 머물다 갔다. 같은 해 6월에도 한국 직원들이 승용차 9대를 싣고 중국으로 가 관광 경로를 점검했다.

당시 뱃삯을 뺀 차량 운송비는 7만원으로 여행객에게 큰 부담은 아니었다. 중국 당국은 다른 나라의 운전면허를 인정하지 않는 정책 때문에 임시면허증과 번호판을 교부하는 방식으로 자가용 여행을 허용했다.

그러나 중국 내 렌터카 대여 비용이 저렴한 탓에 굳이 자가용을 배에 싣고 가 여행을 즐기는 이는 거의 없었다.

게다가 중국 당국은 시행 초기에는 차량 입항시 30만원가량의 보증금을 받고 출항시 여행객에게 환급해줬지만 최근에는 차량 판매가를 보증금으로 납부토록 규정을 바꿨다.

여행객이 차량을 중국으로 싣고 와 중고차로 판매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만일 1천만원 가치의 차량을 싣고 가 여행하려면 1천만원의 보증금을 납부한 뒤 귀국 때 찾아가야 하는 이 규정은 자가용 여행을 원하는 잠재적 여행객의 발길마저 돌리게 했다.

이 때문에 인천∼웨이하이 항로 여객선 뉴골든브릿지Ⅱ호(2만7천t급)에는 자동차 64대를 선적할 수 있는 적재칸이 있지만 늘 텅 비어 있는 실정이다.

위동항운은 중국의 보증금 규정이 완화할 경우에 대비, 승용차 운반 자격은 유지하고 있다.

박상균 위동항운 상무는 5일 "중국에서 장기간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여행객에게는 자가용 여행이 매력적일 수 있기 때문에 제반 여건은 유지하고 있다"며 "다만 당국의 보증금 규정 때문에 자가용 여행이 당장 활성화하긴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강종구 기자 inyon@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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