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시작이다. 신차 변경주기가 다가오면 더욱 심해지는 양상이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이익 없이 판매되는 수입차 이야기다.  

 

 최근 일부 차종의 신차 교환 주기를 앞두고 시장이 출혈경쟁 체제로 바뀌는 중이다. 연중무휴 끊이지 않는 할인이지만 주력 차종의 교체 주기에는 과열된다. 1,000만원 할인이 우스울 정도다. '저렴한 물건'을 찾는 소비 특성을 반영한 것이지만 수입차 대중화 시대에 할인과 판촉은 기본이다. 

 


 

 물론 어떤 소비재든 경쟁 시장에서 판매사간 가격 경쟁은 소비자 권익을 위해 적극 권장되는 게 당연하다. 나아가 정부는 수입사가 인위적으로 판매 가격을 조정, 소비자 선택권을 저해하는 행위 등을 감시한다. 때문에 수입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판매사 제품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절한다면 책임이 뒤따른다. 

 

 문제는 정부의 감시가 소비자 권익과 어떤 연관이 있느냐다. 그런데 소비자 권익과 과도한 할인 판매는 상관이 별로 없다. 판매 이익이 줄어든 기업은 다른 방식으로 어떻게든 보전하고 있어서다. 현재 모든 수입차 판매사는 신차 판매로 얻는 이익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기본 가격이 낮아진 데다 마진도 줄었다. 그나마 마진은 할인으로 사라진다. 어떤 경우는 오히려 손해를 보기도 한다. 수입차 시장의 치열함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영업의 달인들도 아우성이다. 한 대 팔아도 남는 게 없다. 서비스 비용은 높아가고, 인원은 늘어난다. 같은 지붕 아래에서도 경쟁의 눈치를 봐야 한다. 이 점을 파고드는 똑똑한(?) 소비자는 영업사원 간 서비스 경쟁을 부추기고, 저렴하게 샀다는 영웅담을 퍼뜨린다. 결국 해당 비용은 어디선가 보전된다는 것을 까맣게 모른채 말이다. "나만 아니면 돼!"라는 식이다.

 

 이익 보전 방법의 하나는 리스 및 할부금리 수수료를 챙기는 일이다. 할인 판매로 구입한 사람은 본인이 생각지도 못한 사이에 금융상품 이용 금리가 높게 설정된다. 이 중 일부분이 판매자 주머니로 들어간다. 법적으로 보장된 중개 수수료지만 금융사는 모객을 위해 수수료 비율을 높여 유혹한다. 정부가 수수료를 없앴더니 고스란히 금리가 올랐다. 싸게 구입했다고 좋아해봐야 결국 본전이다. 외형상 특별대우(?)를 받은 것처럼 보였을 뿐이다. 남보다 혜택을 받는 느낌, 그것만큼 좋은 소비 만족이 없다.

 


 

 하지만 금리인상보다 심각한 것은 신차 할인판매다. 심각한 시장 불균형을 만들기 때문이다. 점유율 1위가 할인에 돌입하면 2위부터 최하위까지 할인을 따른다. 할인하지 않으면 당장 판매량이 줄어든다. 울며 겨자먹기로 할인에 들어가는 '할인 도미노 현상'은 점유율이 낮을수록 불리하기 마련이다. 100대와 10대는 수익이 전혀 달라서다. 이후 판매량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수입차 시장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심해진다. 

 

 수입차 수리비가 내려가지 않는 이유도 수익 보전 때문이다. 최근 각계에서 수입차 수리비 인하를 유도하지만 과도한 신차 할인이 근절되지 않는 상황에서 서비스 비용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수다. 시설 투자의 문제가 아니라 출혈로 표현되는 신차 할인이 고비용 서비스 구조를 만들어 내는 셈이다. 오로지 수리비 절감만을 외치는 정부와 보험사 대응은 한 마디로 그들 이익을 위한 것일 뿐 소비자는 그저 명분으로 활용될 따름이다.

 

 심한 할인 관행도 서서히 사라져야 한다. 결코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하는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조삼모사(朝三暮四)'일 뿐이다. 기본 할인 외 대폭적인 추가 서비스 품목은 생색에 불과할 뿐 그 돈은 결국 구입자 자신이 부담하기 때문이다. 

 

 "신차 할인 많이 받아 행복하십니까?, 그런데 금리, 수리비 따져보셨나요? 할인받은 것 맞습니까? 그래요, 할인 받은 당신은 할인 받은 게 없습니다". 인정여부를 떠나 현실이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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