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시장의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1~4월까지 국산 SUV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나는 등 판매 증가 추세다. 특히 주말 가족 단위의 야외 캠핑을 즐기는 고객이 늘면서 SUV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달 한국도요타가 '풀 체인지(완전 변경)' 라브4를 내놓고 3000만원대 SUV 시장 공략에 나섰다. 3000만원대 SUV는 '수입 SUV 1위' 폭스바겐 티구안과 '전통의 강호' 혼다 CR-V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국산 SUV의 경우 1위를 독주하고 있는 현대차 싼타페 등이 속해 있다. 오랫동안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모델이 많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도요타 사장은 "티구안과 CR-V를 경쟁 상대로 보고 있는데, 싼타페 같은 국산차도 겨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도요타는 6월부터 신형 라브4를 본격 출고한다.
판매 가격은 3240만~3790만원으로 편의사양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사진/한국도요타 제공)

 

◆4세대 라브4 뜯어보니···편의사양 '동급 최강'

 

 도요타 라브4는 1994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작년까지 글로벌 누적 판매량이 400만대를 넘어선 베스트셀링링카다. 다음달 본격 판매되는 신형 라브4는 내·외관 디자인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을 개선한 4세대 모델. 2006년 3세대가 나온 후 7년 만에 풀 체인지 됐다. 한국 시장엔 2009년 도요타 브랜드 출범 이후 4년 만에 바뀌게 됐다.

 

 도요타는 좋은 제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선보인다는 '양품염가(良品廉價)' 전략을 신형 라브4에도 적용했다. 판매 가격은 3240만~3790만원으로 3세대 모델(2980만~3740만원)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올 들어 엔저 효과가 더해진 데다 일본 타하라공장에서 생산된 모델을 한국에 들여오면서 가격 부담을 덜었다. 약 500만원 상당의 옵션을 추가했으나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가격 인상분을 없앴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신형 라브4는 리콜과 대지진의 아픔을 이겨내면서 좀더 '젊어진' 도요타의 변화를 대변한다. 캠리와 같은 새로운 패밀리룩을 그려내 강인하고 세련미 넘치는 옷을 입었다. 스포티한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몸집은 줄었어도 휠베이스(축간거리)를 늘리는 구조 변경으로 실내 공간은 넓어졌다. 4기통 가솔린 엔진은 스포츠 튜닝을 가미했고 이전 4단 변속기를 6단으로 교체해 변속 충격을 완화했다. 여기에 서스펜션(현가장치) 튜닝과 차체 강성 보강으로 소음·진동을 줄이고 운동 능력을 개선한 점도 손꼽을 만한 특징.

 

 라브4는 가솔린 엔진을 얹어 세단 같은 부드럽고 정숙한 주행감을 앞세웠다. 도심형 SUV 성격이 강하다. 딱딱한 승차감을 거부하고 세단을 지향하는 고객까지 타깃층을 넓혔다.

 

 3세대 모델에 없던 편의·안전장치를 더해 고급감 또한 나아졌다. 에코모드와 스포츠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 눈길 빗길 운전시 주행 안정성을 높인 '다이내믹 토크 컨트롤', 후·측방 차량이 접근하면 알려주는 '사각지대경보시스템(BSM·블라인드 스팟 모니터)', 운전석 무릎 및 조수석 쿠션 에어백을 포함하는 8개 에어백 등 다양한 기능을 넣어 업그레이드 했다. 타이어압력 모니터링시스템(TPMS)과 경추보호시트(WIL)도 기본 장착됐다.
 

 

 

◆3000만원대 4개 차종 비교해보니···

 

 다음달 라브4가 본격 시판되면 티구안, CR-V 등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급 차종으로 꼽히는 3개 모델의 소비자 가격도 3000만원대로 비슷하다. 이중 차값은 독일차 티구안이 가장 비싸다. 저가형 기준으로 편의사양은 티구안이 가장 떨어지지만 가격은 라브4나 CR-V보다 비싼 3810만원이다.

 

 티구안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1876대가 신규 등록돼 BMW 520d에 이어 수입차 판매순위 2위에 올라있다. 독일 메이커의 SUV 중 가장 싸다는 이점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CR-V는 작년 말 풀 체인지 모델이 나오면서 월 100대 이상 꾸준히 팔리고 있다. 라브3는 이전 모델의 디자인이 투박하고 제품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아 그런 단점을 대폭 개선해 심기일전을 노리고 있다.

 

 국산 SUV 대표주자인 싼타페는 최저 가격이 가장 싸다. 다만 옵션을 추가하면 가격이 부쩍 오르는 게 흠이다. 2.2 4WD 트림의 경우 경쟁 차종이 모두 갖춘 파노라마 썬루프 및 8인치 내비게이션(후방주차기능 포함)을 장착하면 3924만원까지 차값이 상승한다. 동급 옵션을 감안하면 라브4(4WD)보다 싼타페 2.2(4WD)가 더 비싸다.

 

 라브4는 일본차 경쟁 모델인 CR-V보다 4륜구동 차는 100만원 비싸다. 대신 8개 에어백, 사각지대 경보장치 등 편의·안전사양이 훨씬 많다. 연료소비효율은 티구안이 가장 뛰어나다. 싼타페는 최고출력 등 성능 수치가 가장 높다.


 업계 관계자는 "캠핑 계절인 여름철을 앞두고 SUV 수요는 당분간 늘어날 것"이라며 "차종이 다양해지는 만큼 각종 편의사양이나 운전자가 필요로 하는 기능을 꼼꼼히 따져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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