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특근 중단에 따른 현대차의 생산 파행이 순차적으로 정상화될 것같다고 한다. 현대차에 의하면 주말 특근 중단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던 울산 2ㆍ4ㆍ5공장이 이번 주말부터 특근을 재개한다. 자동차 직접 생산공장의 주말 특근은 지난 3월 중단된 이후 12주 만에 재개되는 셈이다. 엔진과 변속기 공장 등 울산 4개 간접 생산공장과 전주 버스 생산공장은 이미 지난 11일부터 주말 특근을 재개했다. 아산 공장에서는 엔진 제조 부서가 특근에 들어갈 예정이다. 울산 1ㆍ3공장과 아산 공장, 전주 트럭 공장도 주말 특근 재개 여부를 협의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이번 주말 특근을 재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대차에서 주말 특근이 골치 아픈 문제로 등장한 것은 지난 3월 주간 연속 2교대제가 시행되면서부터다. 노사가 주말 특근 방식과 임금 적용 기준 등에 관한 협상을 벌였지만, 접점을 못 찾다가 지난달 26일에야 가까스로 합의가 이뤄졌다. 그런데도 노조 내부에서 이견 조율이 안 돼 주말 특근 중단 사태가 두 달을 훨씬 넘기게 된 것이라고 한다.

 

 사측 추산으로는 지난주까지 11주간의 주말 특근 중단에 따른 생산 차질액이 1조6천억원에 이른다. 이런 상황이 더 오래 이어졌다면 생산 차질 장기화로 한층 심각한 후유증을 겪어야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점에서 늦게나마 노조 측이 주말 특근을 재개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은 무척 다행이다. 아직 주말 특근 재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다른 공장들도 하루빨리 주말 생산을 정상화해주길 바란다. 주말 특근 정상화 지연에 따른 피해는 현대차 노사에 고스란히 돌아간다. 그것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다. 현대차에 납품하는 수많은 중소 협력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1차 협력업체도 그렇지만 2.3차 협력업체들의 형편은 훨씬 열악할 것이다. 주말 특근 지속으로 그런 협력업체들이 경영난에 처할 경우, 거기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겪을 고통 또한 외면해선 안 될 일이다.

 

 현대차가 주말 특근 문제로 갈등을 빚은 것은 여러모로 안타까운 일이다. 우선 글로벌 경제가 아직 두드러진 회복 조짐을 안 보이는 상황에서 생산과 수출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진 점이 그렇다. 협력업체들 역시 납품 차질로 유무형의 피해를 감수해야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현대차 노조원 중에서는 주말 특근 중단으로 수입이 줄어 가계를 꾸리는 데 어려움을 겪은 사람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노조가 주말 특근 방식과 임금 수준을 조합원들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하고자 사측과 끈질기게 협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어쩌면 노조의 본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노사가 어렵사리 이끌어낸 합의가 노조 내부 이견 때문에 생산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는다면 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사측도 노노 갈등 탓으로 치부하면서 결과적으로 이런 상황을 사실상 방관하다시피 한 것이라면 여론의 비판을 모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노사가 모두 이런 점들을 겸허히 되짚어 보기 바란다.

 

 엔저 시대를 맞아 자동차 업계의 수익 전망이 몹시 어둡다고 한다. 현대차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주말 특근 문제로 현대차 노사가 대립각을 세운 것과는 달리 일본의 도요타는 엔저로 살판났다며 휘파람을 분다는 소식이 들린다. 올 3월 끝난 2012 회계연도 영업이익이 5년 만에 1조엔을 돌파하면서 1조3천200억엔을 기록했다. 올 회계연도는 1조8천억엔에 이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그러면서도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혁신을 통한 고품질 추구를 다짐한다고 한다. 현대차가 이 시점에서 되새겨봐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기업 경영에 항상 좋은 시절만 있는 게 아니다. 언제 세찬 폭풍우가 불어닥칠지 모른다. 이제야말로 현대차 노사가 함께 대외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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