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미국 현지공장 증설 대신에 급성장중인 중국에 공장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설영흥 현대차 중국총괄담당 부회장은 10일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자동차의 날' 행사에서 "중국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는데 2015년이 지나면 물량이 부족해진다"며 "중국 4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설 공장의 생산규모는 연간 30만대로 이 공장까지 세워지면 현대·기아차는 중국내 7개 공장에서 연간 200만대를 넘는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반면 이날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금 당장 미국 공장을 증설할 계획은 없다"면서 "연구개발(R&D) 투자는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간 현대·기아차가 노조의 주말특근 거부에 따른 생산차질로 미국 수출물량이 부족해지면서 미국 공장 증설의 필요성이 대두됐다는 측면에서 정 회장이 그간의 추측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이로써 현대·기아차는 앨라배마공장(연산 36만대)과 조지아공장(36만대)의 가동률을 높이고 국내 공장의 주말특근을 조속히 재개해 부족한 수출물량을 만회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중국에 공장을 추가할 지역으로는 정책적 혜택이 많은 내륙 지역이나 서부 지역이 꼽히고 있다.
설 부회장은 이와 관련, "구체적인 착공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중국 정부 정책에 따라 장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아차 제3공장의 완공 시기에 대해 "원래 내년 4월로 예정돼 있었으나 2월로 앞당겨졌다"면서 "기아차 공장까지 완공되면 중국에서 총 180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차[005380]는 현재 짓고 있는 3공장 증설을 완료하면 연간 생산능력이 105만대에 이르고, 기아차[000270]도 3공장 설립을 마치면 74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현대차 4공장이 계획대로 30만대 규모로 지어진다면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생산능력은 연 210만대 규모가 된다.
그러나 현대·기아차의 중국공장 추가설립이 가시화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유럽 재정 위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로 국내외 시장환경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고 품질 혁신을 통해 질적 성장과 내실 경영에 주력하겠다는 기조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중국은 공장증설이 가장 요구되는 곳이기는 하지만 어느 지역이든 공장증설 검토는 가능하다"며 "현재는 해외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것이 가장 우선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주호 정성호 기자 jooho@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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