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엔화가치가 4년1개월만에 달러당 100엔대에 진입한 가운데 최근 이뤄진 일본기업 실적 및 전망치 발표에서 주요 업체들은 저마다 '엔저'에 기댄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2012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실적은 전체적으로 보면 상향됐지만 기업별, 업종별 편차가 심했다.

 

 SMBC닛코증권에 따르면 지난 9일까지 실적 발표를 마친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기업 606개사를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 2012회계연도(이하 년도) 영업이익 합계는 전년 대비 9% 증가했다.

 

 작년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간 마이너스 0.6%였던 것이 '아베노믹스(과감한 금융완화를 골자로 하는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 효과가 반영된 올 3개월(올 1∼3월) 사이에 뒤집힌 것이다.

 

 엔저 효과는 특히 자동차 8개사에 총 2천500억엔(2조7천254억원)의 이익 가산효과를 안겼다고 SMBC닛코는 추산했다.

 

 지난 8일 실적을 발표한 도요타자동차는 영업이익이 2011년도의 3.7배 규모인 1조3천208억8천800만엔(약 14조원)에 달했다. 엔저로 경쟁력에 날개를 단 수출 기업 중에서도 실적 상승이 두드러졌다.

 

 9일 실적을 공개한 전자업체 소니도 순이익 430억3천만 엔(4천748억원)을 달성하며 5년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엔저로 인한 주가 상승으로 그룹 내 생명보험사들의 실적이 크게 향상된 덕을 봤다.

 

 반면, 10일 실적을 발표한 전자업체 파나소닉은 7천542억엔(8조2천218억원)의 순손실을 보며 2011년도(7천721억엔 적자)에 이어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자동차 업체 닛산도 매출은 2011년도 대비 2% 증가한 9조6천295억 엔(약 105조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도 대비 4% 감소한 5천235억 엔(5조7천69억원)을 기록했다. 중국과의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갈등에 따른 대 중국 수출실적 하락이 엔저 효과를 상쇄했다.

 

 전기 및 전자기기 제조업체 히타치제작소는 매출은 6.5% 감소한 9조410억 엔(약 99조원)이었던 반면 영업이익은 2.4% 증가한 4천220억 엔(4조6천억원)을 기록했다.

 

 엔저 흐름이 작년 11월 중순 민주당 정권의 국회 해산 선언을 계기로 시작된 까닭에 그 효과가 2012년도 실적에 일부 반영되긴 했지만 산업 전반의 실적을 '역전'시키기에는 시간이 짧았기에 업체 간 실적 편차가 심했다.

 

 그러나 엔저 효과가 온전히 반영될 2013년도(2013년 4월∼2014년 3월)의 경우 거의 모든 기업이 상당한 실적 상승을 예상했다.

 

 2011∼2012년도에 거푸 대규모 적자에 허덕였던 파나소닉은 엔화가치가 달러당 100 엔이라고 상정할 경우 단순계산으로 영업이익이 연간 300억∼350억 엔 늘 것으로 점치면서 2013년도에 500억 엔(5천451억원) 흑자를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닛산은 2012년도 대비 8% 늘어난 530만대의 판매대수를 바탕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한 6천100억 엔(6조6천49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히타치도 엔저 변수가 매출액 약 2천800억 엔(3조524억원), 영업이익 700억 엔(7천630억원) 상승효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2013년도 영업이익은 1990년도 이래 23년 만에 5천억 엔(5조4천507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SMBC닛코의 집계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기업 중 9일까지 결산 및 실적 전망 발표를 마친 606개사의 2013년도 예상 매출액 증가폭은 9.1%, 영업 이익 상승폭은 30.4%에 달했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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