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의 '폴로'

 

 국내 자동차업계에 소형 해치백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수입 소형차를 중심으로 경쟁적으로 모델을 준비하며 소비자 마음 사로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반 수입차뿐 아니라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경쟁에 뛰어들어 과거 자동차 시장이 '해치백의 무덤'이라고 불렸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세단에 대한 집착이 유난한 국내 자동차 소비자들은 실용성을 강조한 해치백을 외면했다.

 

 3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코리아는 최근 소형 해치백 모델 '폴로 1.6 TDI R-라인'을 국내에 출시했다.

 

 1975년 1세대 모델이 나온 이후 현재의 5세대에 이르기까지 38년간 전 세계에서 약 1천600만대가 팔린 스테디셀러 모델이다.

 

 가격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국내에서 유독 인기가 높은 독일차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2천만원대 가격(부가가치세 포함 2천490만원)에 출시됐다.

 

 독일 현지보다도 싸다는 설명이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동일 옵션으로 독일에서 사면 3천만원이 좀 넘는데 국내에선 파격적으로 가격을 낮췄다"며 "이윤보다는 콤팩트 수입차 시장 개척에 대한 의지가 더 강하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이 모델이 '골프'가 몰고온 해치백 돌풍을 이어받아 주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골프는 해치백으로는 이례적으로 한국 시장에서 성공한 모델이다.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23일 열린 출시 행사에서 "연말까지 2천대는 무난하게 판매할 것"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골프(연간 5천∼6천대)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흥행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올해 하반기 소형 해치백 모델인 '뉴 A클래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가격은 미정이지만 이미 출시된 B클래스 모델과 비슷한 수준(3천980만∼4천450만원)이 될 것이란 게 벤츠의 귀띔이다.

 

 국내엔 디젤 모델을 들여오는 것으로 확정됐다.

 

 벤츠로선 '중대형 세단'으로 각인된 브랜드 이미지를 젊고 경쾌한 이미지로 확장하려는 전략이 담긴 모델이기도 하다.

 

 벤츠는 최근 '상하이 모터쇼 2013'에서도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콘셉트카 'GLA'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고 서울모터쇼 때는 소형 쿠페형 승용차 CLA클래스를 아시아 프리미어로 선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젊고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젊어지는 벤츠' 이미지를 만들어 기존 고객뿐 아니라 젊고 새로운 고객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라인업"이라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뉴A클래스'

 
 또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인 BMW도 이미 작년 10월 '120d 스포츠'와 '128d 어반'이란 해치백 모델을 출시했다.

 

 BMW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많이 팔려서 국내에 물량이 많이 들어오지 않는 바람에 주문이 밀려 있다"며 "작년 석 달간 296대를 팔았고, 올해엔 3월까지 283대가 출고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젊은 고객, 소형차 소비자를 잡기 위한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BMW의 '120d 스포츠'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중대형 고급차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고급 소형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 11월 국내 출시된 푸조208은 1.4 e-HDi(5도어) 모델의 경우 하이브리드차량, 경차 등을 통틀어 국내에서 판매되는 차량 중 연비가 가장 높다(복합연비 기준 ℓ당 21.1㎞)는 점이 강점이다.

 

 높은 연비 효율에 더해 차량이 멈추면 잠시 시동이 꺼지는 '스톱&스타트' 기능, 친환경 소재 사용 등으로 '친환경'이 강점인 제품이다.

 

 전 모델인 207에 비해 외관 크기는 줄이면서도 실내공간은 넓혔고 작지만 안전성도 뛰어나다는 게 푸조의 설명이다.



푸조의 '208'

 
 작년 4월 나온 시트로엥 해치백 DS3은 체리 레드, 보티첼리 블루, 스포츠 옐로, 퓨시아 등 감각적이면서도 강렬한 색상이 인상적이다.

 

 아담한 크기에 매끄럽고 미려한 곡선으로 차량 외관을 마무리해 여성이나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DS는 시트로엥 브랜드의 프리미엄 라인이다.



시트로엥의 'DS3'

 
 현대자동차의 i30는 이런 수입차들의 공세 속에 한국산의 자존심을 지키는 모델이다. '해치백 대중화의 개척자'라 할 만하다.

 

 애초 유럽 해치백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든 첫 유럽 전략모델이었는데 국내에서도 뜻밖에 호응을 얻어 인기 모델이 됐다.

 

 2007년 출시 이래 3월까지 국내에서 9만8천여대를 팔았다.

 

 지금도 월 800∼1천여대를 팔고 있어 곧 '10만 고지'에 오를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개성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들이 점차 부각하면서 작은 차체로 이동·주차가 편한 데다 넉넉한 적재 공간을 갖춘 해치백의 가치가 재발견되면서 호응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의 'i30'

 
 한국GM은 경차 쉐보레 스파크, 소형차 쉐보레 아베오, 준중형차 쉐보레 크루즈5 등 좀 더 다양한 구성의 해치백 모델을 판매 중이다.

 

 특히 스파크는 뛰어난 연비로 인한 경제성과 실용성 등을 갖춰 작년에만 6만4천763대가 팔린 인기 모델이다.



한국GM의 '스파크'

 
 기아자동차도 올여름께 K3 5도어 해치백을 내놓고 경쟁에 뛰어든다. 서울모터쇼에서 'K3 유로'란 이름으로 이미 공개된 바 있는 모델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K3 해치백은 출시 전이라 타깃이나 마케팅 전략 등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아자동차의 'K3 해치백'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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