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로 인해 자동차 업계에서는 수출액 감소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현대기아차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발간한 '최근 엔화 약세와 자동차산업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원/엔 환율이 10% 하락하면 한국 자동차 수출액이 12% 가량 감소한다.

 

 특히 자동차는 한일간 수출경합도가 전체산업 0.394보다 월등히 높은 0.625로 일본과 직접적인 수출 경쟁관계이기 때문에 수출 감소액이 다른 업종보다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현대차 등 한국 자동차 메이커들은 일본 메이커와 전 세계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토요타, 혼다 등 일본 메이커들은 2011년 지진 여파를 지난해부터 극복해 오고 있고 글로벌 1위 자리를 GM에게 내줬던 토요타는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런 상황에서 엔저는 일본 메이커들의 수익을 증가시키고 가격 경쟁력을 높이게 돼 주요시장에서 토요타,혼다 등 일본 메이커와 경쟁하는 한국 차 메이커들의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토요타는 과거 엔화 약세 기간(2005년(12.4%)~2007년(16.2%)) 중 미국시장에서 점유율을 대폭 끌어 올렸다.

 

 이는 엔저에 따른 가격 경쟁력에 기반해 일본에서 생산한 차의 대미수출을 늘리고 인센티브를 강화한 결과였다.

 

 물론 아직은 토요타 등 일본업체들이 인센티브 공세가 거세지는 않다. 토요타가 1분기 미국시장에서 32만1295대를 판매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 늘었고, 19만5566대를 판매한 혼다는 11%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 업체 중에는 포드가 20만4923대를 팔아 12% 늘었고, 크라이슬러는 31% 증가한 15만8230대를 판매한 것과 비교할 때 현격한 우세를 보였다고 말할 수준은 아니다.

 

 물론 현대·기아차는 1분기 미국 시장에서 총 22만6724대의 자동차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 정도 판매량이 줄었다. 현대차는 13만3738대로 1년전보다 2% 줄었고, 기아차는 9만2986대 팔아 4% 감소했다.

 

 그러나 현대차와 토요타의 미국 전체 판매 중 현지 생산 비율이 60%에 육박해 이같은 국산차 판매 부진은 엔저 영향이라기 보다는 현대기아차의 공급 부족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미국 현지서 생산하는 엘란트라(23%)·옵티마(10%) 등은 판매가 늘고 국내 수출 모델은 엑센트(-25%)·에쿠스(-12%)·벨로스터(-28%)·포르테(-17%)·쏘울(-11%) 등 줄었는데 이는 엔저보다는 물량부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공장서 주간 연속 2교대제가 시행되면서 생산량이 줄었다는 것이다.

 

 또 유럽에서는 오히려 현지공장 물량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6.5% 끌어 올려 엔저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엔저 약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경우 토요타 등 일본 업체들이 판촉과 인센티브를 적극 강화함으로써 현대기아차를 위협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고 이 경우 현대기아차의 현지공장이 없는 지역에서 타격이 클 수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품질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상품성을 높이는 등 브랜드 가치를 더욱더 제고시켜 '엔저'라는 위기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기택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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