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국내외 200만대가 넘는 대규모 리콜을 선택했다. 미국 시장 뿐 아니라 리콜 측면에선 현대기아차도 사상 최대 규모다. 이미 판매된 차종의 브레이크 램프 스위치 오작동 리콜 규모가 170만대, 에어백 작동 부상위험은 19만대다. 국내 판매된 16만대 또한 스위치 리콜 대상이다. 

 

 대규모 리콜을 선택하게 된 배경은 미국 교통국(NHTSA)에 보고된 사례가 발단이 됐다. 브레이크 스위치가 작동함에도 램프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의견이 접수됐던 것. 미국 정부는 이를 현대차에 질의했고, 자체 조사 결과 브레이크 스위치 일부 오작동 가능성을 인정했다. 이후 신속하게 리콜 의지를 밝히며, 상황 수습에 들어갔다.

 

 
 일부에선 브레이크 스위치 오작동이 제동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이번 스위치 불량은 제동력과 전혀 관계 없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제동 페달을 밟았을 때 뒤따르는 운전자에 서행을 알려주는 제동램프가 들어오지 않는 경우여서다. 그럼에도 리콜을 결정한 배경은 만일을 대비하는 차원이다. 제품 자체의 안전과는 무관하지만 다른 차의 추돌 가능성을 낮추는 것도 넓은 범위의 자동차 안전도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일단 현대기아차의 대응은 신속했다. 가속페달 문제가 터졌을 때 시간 끌며 대응한 토요타와는 대조적이다. 이른바 토요타 사태에서 얻은 교훈이기도 하다. 하지만 리콜 대상의 규모는 토요타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차 또한 부품공용화를 적극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부품은 브레이크 스위치다. 해당 부품은 국내 모 자동차부품사가 제공했다. 현대차가 설계하고, 해당 부품사가 주문에 따라 차종별로 일괄 공급했다. 따라서 부품사가 제공한 스위치가 탑재된 차종은 모두 리콜 대상이 됐다. 규모로 보면 190만대 가량이다.

 

 이번 사안은 완성차회사에 여러 교훈을 남긴다. 사소한 부분이라도 품질이 흔들리면 소비자 신뢰도는 물론 부품 공용화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하나의 부품을 여러 차종에 사용할수록 비용은 줄겠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감수할 부담도 커지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비용절감을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품질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현대기아차 리콜이 발표되던 날 세계적인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이 기술설명회를 열었다. 그 곳에서 만난 부품회사 관계자는 "부품 공용화는 기업 입장에서 바람직하고, 계속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위험 부담을 어떻게 줄이느냐고 되묻자 그는 "품질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번 리콜이 현대기아차 품질 향상에 '주마가편(走馬加鞭)'이었기를 바란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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