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프레스 행사로 막을 올린 2013 서울모터쇼에는 국내외 자동차 산업에 관한 새로운 소식을 들고 온 해외 주요 인사들이 다수 찾아왔다.

 

 국내 수입차 업계에서는 첫 외국인 여성 CEO(최고경영자)로 부임한 브리타 제에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는 이번 모터쇼를 국내 언론 앞에 처음 서는 데뷔 무대로 삼았다.

 

 르노그룹 디자인 총괄 로렌스 반 덴 애커 부회장은 디자인 총괄 작업을 맡은 QM3와 르노그룹의 디자인 방향을 소개하러 왔다.

 

 재규어 디자인 총괄 디렉터 이언 칼럼과 랜드로버 디자인 스튜디오 디렉터인 데이비드 새딩턴도 방한해 국내 언론·소비자와 만나 브랜드 철학을 알렸다.

 

 ◇ '수입차 업계 첫 외국인 여성 CEO' = 제에거 대표는 벤츠 코리아 부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CEO로서 성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벤츠의 목표는 항상 1위"라고 밝혔다.

 

 그는 "가족과 함께 한국에 왔기 때문에 더욱 기대된다"며 "독일에서도 20년 이상 남성들과 함께 일했으므로 여성인 게 큰 의미가 없고 개인의 스타일에 달린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에거 대표는 "내 활동이 젊은 여성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벤츠코리아 브리타 제에거 신임 대표이사

 그는 한국 자동차 시장을 겪은 초기 소감과 관련, "굉장히 경쟁력이 있을 정도로 많이 발전했고, 고객층도 다양하다"며 "특히 한국 고객들은 자동차에 거는 기대치가 굉장히 높아 (한국시장은)매우 흥미로운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언제나 목표는 1위인데 올해 몇 개월을 보니 1위가 어려울 것 같다"며 "딜러들과 협력해 2위는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제에거 대표는 하반기에 출시할 소형차 A클래스의 주요 고객층으로 20∼30대의 젊은 세대를 꼽았다.

 

 AS(애프터서비스) 부문에서 오래 일한 제에거 대표는 "국내 고객이 AS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다"며 "먼저 현황을 살펴보고 지난 10년 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국내 고객을 만족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벤츠는 E-클래스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올해 하반기에, 신형 S-클래스를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 "DNA를 지켜라" 재규어·랜드로버 디자인 철학 = 재규어와 랜드로버가 최근 내놓은 신차 신형 XJ, 레인지로버 등은 디자인 면에서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재규어의 칼럼 총괄 디렉터와 랜드로버의 새딩턴 디렉터는 모터쇼에서 기자들과 만나 브랜드의 디자인 철학을 소개했다.

 


재규어 디자인 총괄 디렉터 이언 칼럼

 

 칼럼 디렉터는 "재규어 입장에서 한국은 세계에서 6번째로 큰 시장"이라며 "지난해 한국에서의 XJ 판매는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디자인의 가치를 알아본 한국 고객을 좀 더 이해하고 재규어를 알리려 한국에 왔다고 전했다.

 

 칼럼 디렉터는 "재규어는 전통을 현대 관점에서 재해석해 계승하는 것을 중시하므로 현대 감각을 되살리는 것이 나의 일"이라며 "시간이 오래 흘러도 사랑받는 디자인을 만들고 싶다"고 디자인 철학을 소개했다.

 

 그는 "럭셔리 브랜드의 가치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가격에 합당한 품질을 갖춰야 한다"며 "소재에 충분히 투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칼럼 디렉터는 한국차 디자인과 관련, "(현대·기아차[000270] 디자인 총괄) 피터 슈라이어는 재능이 있는 좋은 디자이너"라며 "기아차가 영리한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에 와서 거리에서 한국차를 많이 봤는데 지난 10년간 많은 발전을 한 것 같다"먀 "기아차 스포티지, K5 등의 디자인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새딩턴 디렉터는 "랜드로버 디자인에는 기능성, 고급스러움, 지속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며 "고객은 차를 머리로도 사지만 마음으로도 구입하기 때문에 감성에도 호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 뉴 레인지로버와 이보크는 한 가족 식구로, 같은 디자인 철학이라는 지붕 아래에 있다"며 "디자인은 브랜드의 DNA를 희석해서는 안되고 과거의 전통을 존중, 진화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르노 디자인 총괄 "韓 디자인 강화" = 반 덴 애커 부회장은 QM3의 프레스 브리핑을 마치고 나서 연 간담회에서 국내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진 르노삼성의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고 국산차 시장을 장악한 현대·기아차와 차별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르노와 르노삼성의 디자인 전략을 융합할 것"이라며 "한국 스튜디오의 능력과 전문성을 르노의 프로젝트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 덴 애커 부회장은 이번에 르노삼성이 모터쇼에서 소개한 소형 크로스오버차량(CUV) QM3의 디자인도 총괄했다.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낙관했다.

 

 반 덴 애커 부회장은 "새로운 차량이 나왔을 때 반응이 엇갈리는 건 좋다는 뜻"이라며 "현대·기아차 같은 선두업체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차별화와 혁신으로 새로운 것을 시장에 내놓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비수가 아니라 공격수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비유한 후 "특히 국내에 무채색 차량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반 덴 애커 부회장은 "한국 도로에 QM3의 화사한 오렌지처럼 컬러풀한 차가 더 많이 다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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