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주간 연속 2교대제 시행 이후 울산공장 주변 음식점 10곳 가운데 8곳은 매출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 북구는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 의뢰한 '지역산업 근무 형태 변경에 따른 영향 분석 연구' 최종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현대차는 창사 이래 처음인 46년 만에 밤샘근무 없는 주간 연속 2교대제를 지난 1월 7일부터 2주간 시범 실시한 데 이어 지난 4일부터 본격 시행하고 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현대차 울산공장 주변인 울산시 북구 염포·양정·명촌·진장·호계·화봉동 음식점 56곳을 전화 조사한 결과, 83.5%가 주간 연속 2교대제 시행 이후 매출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특히 조사 대상 중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바로 앞인 양정동 음식점 10곳은 매출액이 평균 절반가량(51.2%) 떨어졌다.

이 중 한 음식점의 매출액은 최대 90% 급감했다.

 

 현대차와 4㎞ 정도 떨어진 화봉동 음식점들은 평균 35% 매출액이 줄어 감소폭이 가장 적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총 67곳을 조사했으나 변화가 없다고 답한 11곳을 계산에서 제외, 56곳을 기준으로 통계를 냈다고 설명했다. 56곳 중 4곳은 응답하지 않았다.

 

 현대차 근로자의 오전조 근무시간이 이전 오후 5시 퇴근에서 주간 연속 2교대제 이후 오후 3시 40분으로 앞당겨지면서 취미·오락업소의 경우 점포 수가 늘었다.

 

 당구장은 2010년 45개에서 올해 1월 55개로 22.2%, 스크린 골프장은 같은 기간 50개에서 68개로 36% 증가했다.

근무 형태로 변화로 현대차 부품회사의 노동 조건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현대차 부품회사 근로자들은 작업 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축소를 보전하고자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등 개인 노동시간이 오히려 길어질 것을 걱정했다고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보고했다.

 

 작업 시간이 단축되면서 물량을 맞추려면 작업 속도를 높이게 돼 부품회사의 신규채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전망했다.

 

 또 앞당겨진 퇴근 시간에 맞춰 지역 문화센터, 체육시설 등의 운영시간이 조정돼야 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통계청의 2012년 기준 '울산시 사회조사'에선 북구 주민의 문화시설 불만족 비율이 52.1%, 레저여가시설 불만족 비율이 53.4%로 나타나 울산지역 6개 구·군 가운데 가장 높다고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설명했다.

 

 사회조사에선 현대차(사내하청 포함) 근로자의 43.6%, 현대차 부품회사(사외하청) 근로자의 57.8%가 북구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왔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현대차처럼 한 기업이 해당 도시의 산업, 문화영역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 지역 지자체와 노사가 함께 노동 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을 고민해야 한다"며 "협력기구를 만들어 향후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울산시 북구는 오는 29일 구청 대회의실에서 최종 보고회를 열고 현대차 근무환경 변화에 따른 중·단기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김근주 기자 canto@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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