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를 외면함으로써 동남아시아 자동차 시장 전체를 잃을 위험이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인도네시아가 인구 6억 5천만 동남아 시장으로 통하는 관문이라고 본다면 현대차가 일본 도요타에게 (자동차) 열쇠를 넘겨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현대차와 계열사인 기아차가 인도네시아에 자동차 공장을 세울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자동차 시장 예측 전문기관인 'IHS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동남아에서 경제규모 1위인 인도네시아는 내년에 태국을 제치고 이 지역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의 경량차 시장에서 현대ㆍ기아차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약 2%에 불과하다.

 

 도요타가 주도하는 일본 업체들의 점유율이 95%로 인도네시아 차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의 말을 인용해 "이대로 가면 현대차가 인도네시아 뿐만 아니라 동남아 전체 시장을 잃게 된다. 인도네시아에서 현대차의 가장 큰 문제는 매력을 주는 차 모델이 없다는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 5천만 명으로 동남아 전체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고 지난 10년 간 경제성장률이 4%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다.

 

 도요타는 인도네시아에서 자동차 생산을 2배로 늘리려고 13억 달러를 투자했다.

 

 현대ㆍ기아차가 인도네시아에 자동차 공장을 세울 계획이 없는 데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린다.

 

 자동차 시장 예측 조사기관 'LMC 오토모티브'의 애널리스트 암마르 마스터는 "판매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막대한 투자가 소요되는 공장을 세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IHS 오토모티브 애널리스트 제사다 쏭팍은 "도요타는 50년 전에 태국과 인도네시아에 진출했기 때문에 이곳 사람들에게 친숙하다"며 현대차와 같은 후발주자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반면 홍콩의 펀드 매니저인 앨런 리처드슨은 "인도네시아에 생산공장이 있으면 전체 동남아 시장으로 통하는 수출 기지로서 '규모의 경제' 이득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무라 인도네시아 법인의 윌리안토 레 조사팀장도 "현지 생산 없이는 현대차가 동남아 고객들이 선호하는 가격이 저렴한 7인승 다목적 자동차와 같은 모델을 공급하기 어려워 시장에서 고전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경량차 수요는 2019년까지 작년 대비 88% 늘어날 것으로 IHS 오토모티브는 예측하고 있다.

 

 미국 제너럴 모터스(GM)도 이번 주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다목적 소형 미니밴 '스핀'(Spin) 생산에 들어갔다.

 

 GM 인도네시아 공장은 연간 4만 대 생산 능력을 갖췄으며 스핀 차종은 태국으로도 수출할 예정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현대차가 한국에서 부품을 가져다 인도네시아에서 조립하고 있으나 이런 방식의 생산은 15%의 수입 관세를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지 생산한 차는 동남아 어느 지역에 수출하더라도 관세가 없다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

 


jamieh@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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